Focus

“‘한국판 엘 시스테마’를 뿌리내리겠습니다”

2016-06-17 교육

'메리 오케스트라1기"학생들이 지난해 연말 경희의료원에서 환우를 위한 공연을 펼쳤다.

후마니타스칼리지 ‘독립연구’팀, 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 직접 찾아 나서
음악봉사단체 운영, 해외탐방 통해 국내 플랫폼 기획안 작성 

총과 마약 대신 악기를 들고 새로운 삶의 주인으로 거듭난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 폭력이 들끓는 사회 속으로 예술이 스며들었다. ‘엘 시스테마’ 운동은 그렇게 시작됐다. 1975년에 시작된 ‘엘 시스테마’는 개인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의 또 다른 위력을 보여주며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엘 시스테마’를 배운 경희대 학생들이 문화자원봉사 플랫폼을 국내에 정착시키기 위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생 오케스트라 - 클래식 문화봉사 플랫폼’을 주제로 독립연구를 진행 중인 김재원(언론정보학과 14학번), 신민지(언론정보학과 14학번), 안종태(무역학과 12학번), 이용찬(행정학과 12학번)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후마니타스칼리지 통해 문화자원봉사 활동 생각해내”
네 학생은 독립연구 과제를 통해 문화자원봉사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사회와 청소년, 대학생이 오케스트라를 구성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탐구하고 해외 선진사례를 경험한 뒤, 이를 발전시켜 국내 문화자원봉사 플랫폼 정착 기획안을 만들 계획이다.

학생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6개월간 ‘메리 오케스트라 1기’를 통해 찾아가는 음악봉사 활동을 펼치며 문화자원봉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 초에는 ‘메리 오케스트라 2기’를 모집해 문화자원봉사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그즈음 독립연구 교과 개설 소식을 접하고 ‘엘 시스테마’ 운동을 가르쳐준 후마니타스칼리지 조은아 교수를 찾아가 독립연구를 신청했다.  

‘독립연구’는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학생들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올해 신설했으며, 학생들은 개인, 혹은 팀을 구성해 자율적으로 연구 과제를 설계하고, 이를 직접 섭외한 담당교수의 지도 아래 한 학기 동안 탐구한 뒤 평가를 받는다.

김재원 학생은 “취미로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이 모여 봉사하면 우리 사회에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후마니타스칼리지 수업을 들으면서 문화자원봉사 활동을 생각해낼 수 있었고, 문화예술기획자라는 꿈도 꿀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 좌부터 김재원, 신민지, 이용찬 학생.

“독립연구 지도교수의 조언, 문제 해결에 큰 도움”
학생들은 ‘메리 오케스트라 1기’를 운영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청소년 문화자원봉사자 섭외에서부터 봉사 장소를 구하기도 힘들었다. 참고할만한 선진사례도 없었다. 이 같은 문제점들은 독립연구를 수행하면서 극복해나가고 있다.

신민지 학생은 “학생이고,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메리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면서 행정 등 실무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조언을 구할 멘토나 국내 선진사례가 없어서 몸으로 부딪히는 수밖에 없었다”며 “독립연구를 통해 지도교수님께 문제 해결을 위한 조언을 들으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동원 글로벌익스플로러’ 공모 합격으로 7월에 해외 선진사례 탐방
학생들은 해외 선진사례를 답사하기 위해 오는 7월, 유럽탐방에 나선다. 활동비는 공모전을 통해 마련했다. ‘청소년 - 대학생 오케스트라 - 지하철 연계를 통한 클래식 문화봉사 플랫폼’을 제안해 ‘동원 글로벌익스플로러 2016’ 공모에 합격, 활동비 1,200만 원을 지원받게 됐다.

학생들은 14일간 뉴욕 ‘바흐 인 더 서브웨이(Bach in the Subways)’, 프랑스 ‘마르세유 거리예술지구’, 독일 ‘베를린 문화 프로젝트(Kultur Projekte Berlin)’, 영국 ‘음악교육기관(Music Education UK)’ 등을 찾아간다. 이 기관들은 지역 문화 관련 기관과 공공기관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문화행사의 접근성을 높인 곳으로 학생들이 직접 선정했다.

이용찬 학생은 “찾아가는 클래식 교육 방법을 배우고, 지하철 공연을 어떻게 하는지 직접 보고 싶다”면서 “아울러 콘텐츠 확보와 네트워크 구축 노하우, 연주자 섭외 방법 등 실질적인 조언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탐방이 문화자원봉사기관 운영 노하우는 물론, 아직 한국에서는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예술행정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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