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건축학과 정재헌 교수, 서울시 건축상 대상 수상

2015-10-23 연구/산학

단독주택 ‘도천 라일락집’ 한국건축가협회상도 수상
함께 사는 동네에 대한 장소적, 시각적, 공간적 배려 인정받아

건축학과 정재헌 교수가 설계한 ‘도천 라일락집’이 2015 서울시 건축상 대상과 한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했다. 서울시 건축상은 건축의 공공적 가치를 구현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킨 우수한 건축물, 한국건축가협회상은 사회 발전과 인간 생활 환경 창조에 기여한 작품에 수여된다.

“풍경의 한 모습으로 자리 잡는 주택 만들기 위해 고민”
올해 5월 준공된 도천 라일락집은 한국 근대서양화계의 거목인 도천(陶泉) 도상봉 선생의 작은 기념관을 겸한 단독주택이다.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에 위치한 이 주택은 함께 사는 동네에 대한 장소적, 시각적, 공간적 배려와 ㄱ자 형상으로 안마당을 품고 있는 살림집, 안마당의 한 변을 점유하고 있는 도상봉 선생의 아틀리에로 배치된 안락한 공간 구성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도천 라일락집’은 70년대 지어진 노후화된 건물을 재건축한 것이다. 집터는 1932년부터 도상봉 선생이 자리 잡고 활동한 곳이며, 주변에는 오래된 벽돌집이 있다. 건축주는 집의 기능적인 면만 요구하고 설계를 정재헌 교수에게 일임했다. 정 교수는 “기능은 좋은 건축 자재와 기술을 사용하면 해결이 쉽다”면서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풍경의 한 모습으로 자리 잡는 주택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드러나기보다 건물이 동네에 스며드는 방법을 택해 산만한 동네 풍경을 정리하는 데 주력했다. 외관도 진한 색 벽돌을 사용하고, 벽돌을 깨서 질감을 드러내 주변의 오래된 벽돌집과 어우러지도록 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주변과 잘 어우러지는 라일락꽃과 같은 집이 되길 원했기 때문이다. 집의 이름은 도상봉 선생의 호인 ‘도천’과 도상봉 선생이 즐겨 그린 ‘라일락’을 따서 지었다.

건축학과 커리큘럼, 인간 이해·의문 통해 문제 해결하도록 구성
정재헌 교수는 지난 20여 년 동안 단독주택을 설계하며 ‘집은 삶을 표현하는 공간이다’, ‘주택도 공공성을 가져야 한다’는 두 가지 철학을 지켜왔다. ‘도천 라일락집’도 이 철학에 따라 설계됐다. 4대째 같은 터에서 살아온 건축주 가족의 역사가 후손까지 연결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을 지은 그는 준공 몇 달 후, 건축주에게 두 권의 책을 선물 받았다. 한 권은 설계부터 시공과정을 기록한 책이고, 다른 한 권은 건축주 가족이 ‘도천 라일락집’에서 사는 행복한 모습을 담은 책이었다. 정재헌 교수는 “설계 단계에서 제안한 것들을 건축주가 다 수락해줬다”면서 “건축주가 믿어줬기 때문에 열정을 갖고 생각대로 집을 지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좋은 집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신뢰를 보여준 좋은 건축주, 장인정신을 갖고 시공해준 시공사, 동네를 배려한 설계를 한 건축가의 노력이 더해져 ‘도천 라일락집’은 주택으로서 이례적으로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받을 수 있었다.

건축의 공공성과 관련해 정 교수는 “주위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높게, 크게 건축물을 짓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건축물이 도시 풍경을 탐욕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한 뒤, “풍경 속 오브제처럼 건물을 만드는 건축가가 늘어나면, 도시 전체 모습이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주변과의 어우러짐을 찾는 것이 건축가가 가져야 할 태도”라고 강조한 그는 학생들에게도 이 같은 건축가의 도덕성을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인간을 이해하고 탐구하는 교육도 한다. “건축은 인간이 사는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에 ‘공학’이라기보다 ‘인문학’에 가깝다”고 밝힌 정재헌 교수는 “건축학과 커리큘럼 역시 인간을 이해하고, 학생들이 ‘왜?’라는 의문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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