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대학이 달라져야 미래가 달라진다”
2015-09-07 교류/실천
2015학년도 2학기 합동교무위원연찬회
조인원 총장 “지속가능한 미래 위해 대학이 나서야”
2015학년도 2학기 합동교무위원연찬회가 지난 8월 20일(목) 광릉캠퍼스에서 열렸다. “대학이 달라져야 미래가 달라진다”를 주제로 개최된 이번 연찬회는 경희의 현재를 다각도에서 성찰하고, 대학다운 미래대학의 구체적 지향점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희는 지난 학기에 대학다운 미래대학을 위한 3대 추진력을 마련했다. 구성원의 꿈과 희망을 수렴한 <미래대학리포트>, 대학의 균형 발전과 경희 고유의 학풍 조성을 추구하는 연계협력 클러스터, 최적의 학술 인프라를 조성하는 캠퍼스 종합개발사업 ‘Space21’이 그것이다.
이번 학기부터는 <미래대학리포트> 2단계 사업을 통해 지구적 차원의 미래 고등교육 모델을 창출하고, 바이오헬스와 미래과학 클러스터를 시작으로 연계협력 클러스터가 본격 추진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최적의 연구, 교육 인프라는 ‘Space21’을 통해 구축된다. 연찬회에서는 경희의 3대 추진력이 가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추진력이 상생 관계를 유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학이 혁신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대학에서 미래 가치를 오늘로 불러오는 혁신 과정 이끌어내야”
조인원 총장은 인사말에서 인간과 지구의 미래를 연구하는 로마클럽(The Club of Rome)이 발표한 미래 전망 보고서 내용을 소개한 뒤, “암울한 미래를 예견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학이 그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마클럽은 1972년 경제 성장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보고서 <성장의 한계(The Limit to Growth)>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오늘날 지구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인구 증가, 환경오염, 식량 부족 등을 예측하면서, 이대로 가면 인류에겐 미래가 없다고 경고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로마클럽은 그로부터 40년 후,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2052 : A Global Forecast for the Next Forty Years)>를 내놓았다. 조 총장은 이 보고서가 갖는 의미로 ‘쉽게 오지 않을 더 나은 미래’를 강조하며, 인류가 함께 풀어가야 할 기후변화, 생태, 자원, 기아와 빈곤, 양극화 문제의 실패 원인이 체제에 얽힌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 말했다. 일례로, ‘오늘날 시장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지구 환경을 위해 상품 가격과 세금을 올린다고 하면, 과연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얼마나 되겠는가’라는 문제를 들었다. 또 “이런 상황에서 표심에 민감한 정치는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의 문제가 중요해 진다”고 밝혔다. 이어 조 총장은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가 지나친 소비, 개발로 황폐화된다면, 개개인이 거둔 성공의 기반이 무너지는 격이 되지 않겠나”라고 반문하며, “지금부터라도 인간 생존의 지속성을 담보할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욕망과 탐욕의 경제성장과 개발, 그리고 이로부터 비롯되는 정치적 이해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대학 사회가 함께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조 총장은 “기성세대가 함께 고민하며, 인간과 지구의 미래를 위한 가치와 목표를 오늘로 불러오는 혁신을 이끌어내는 것이 대학이 해야 할 일”이라 밝힌 뒤, “진취적 교육, 연구 혁신을 이끌 마음과 문화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가자”고 요청했다.
연계협력 클러스터, 융복합 분야 창출·기존 연구 특화-사업화 연결
첫 번째 안건으로 미래과학과 바이오헬스 클러스터가 발표됐다. 연계협력 클러스터는 경희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성장 동력으로, 경희의 강점 분야를 연결해 융복합 교육, 연구, 실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바이오헬스, 미래과학, 인류문명, 문화예술, 사회체육 등 5대 연계협력 클러스터가 추진 중이며, 미래과학과 바이오헬스 클러스터가 우선 추진되고 있다.
미래과학 클러스터는 가치중립적인 과학기술에 인간중심적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인간본성에 대한 탐구를 통해 기술개발의 지향점을 설정한다. 중점 분야로 휴먼 테크놀로지, 나노 기술, 에너지와 환경, 디스플레이 분야가 검토 중이다.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는 천연물 신약, 맞춤의학, 재생의학, 의료기기, 스마트 에이징, 임상시험을 중점 분야로 선정해 추진 중이다. 9월부터 TF를 구성해 바이오헬스 미래전망 분석과 중점 분야별 실행계획을 수립한다.
두 클러스터는 새로운 융복합 분야 창출은 물론, 기존 연구를 특화시켜 사업화까지 연결시켜나가는 한편, 융합 연구·교육·실천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를 발표한 우응제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연계협력 클러스터는 캠퍼스와 단과대학의 참여 제한이 없다”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형태라면 분야를 막론하고 참여 가능하다”며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이어서 대학혁신센터(가칭)에 대한 보고도 있었다. 대학혁신센터(가칭)는 경희의 학술과 실천 역량을 대내외적으로 심화, 확대하는 동시에 이 같은 성과를 학생들의 ‘종합적이고도 창의적인 사회진출’ 프로그램과 접목시키는 새로운 플랫폼이다. 경희는 현재 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창업 교육·지원 프로그램은 물론, 학생과 교원의 기술개발·연구 촉진을 위한 지원, 융복합·연계협력을 위한 지원 등을 위한 대학혁신센터(가칭)를 구상 중에 있다.
“구성원과의 소통 통해 미래대학으로서의 학문단위 발전방향 모색”
마지막 안건으로 남순건 미래정책원장이 ‘미래대학을 향한 학문단위 재조명’을 발표했다. 남순건 원장은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사회구조가 고령화·세계화되면서 평생학습, 외국인 학생을 위한 교육이 요구되고, 산업구조 역시 변화되면서 융복합형 인재에 대한 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등 고등교육 환경 변화에 따라 학문단위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는 타 대학에 비해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규모를 벗어난 학과 수는 전체 학과 수 대비 30.6% 많고,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50명 이상인 학과는 7개다. 경희는 학령인구 급감 등의 이유로 정원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미래대학리포트>를 통해 나타난 학생들이 요구하는 교육, 대학 본연의 가치, 학문단위 역량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한 정원조정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남순건 원장은 “구성원과의 긴밀한 소통과 고민을 통해 미래대학으로서의 학문단위 발전방향을 모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교무위원들은 고등교육 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학문단위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뒤, 대학 발전 방향에 따르면서 캠퍼스 간 특성화와 연계협력 클러스터에 기반해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한규 외국어대학장은 “유사 학문이 모여 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서 “거리상의 이유 등으로 학과나 단과대학 자체적인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캠퍼스를 특성화해 융복합할 수 있는 유사 학문 분야가 모여 있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한규 국제대학장은 “학문단위 재조정은 대학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대학의 성장 동력으로 준비 중인 연계협력 클러스터를 염두에 두면서 융합학과를 만들고 학문단위를 재조정할 것을 제안했다.
합리적인 학문단위 재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해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균태 서울부총장은 “학문단위 재조정 과정에서 학과 이기주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우선하는 마음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정진영 대외협력부총장은 “이번 기회에 학과, 단과대학 차원의 이기심을 버리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대학 발전을 도모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에 대한 성찰과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신상협 총장실 정책위원장은 “진정한 의미의 변화는 내부에서 시작돼야 한다”며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냉철하고 정확한 성찰을 통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광희 생명과학대학장은 “탑다운(top down) 방식도 필요하지만, 내부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면서 경쟁력을 분석한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단과대학 내에서 자발적으로 소통할 것을 주문했다.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학이 변화해 나가야 한다”
연찬회 총평에서 조인원 총장은 융복합 우수 사례로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우드로 윌슨 스쿨을 예로 들면서,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학이 변화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드로 윌슨 스쿨은 국제관계, 공공정책 두 분야에서 대학원을 운영하며, 정치학, 경제학, 철학, 사학, 사회학, 심리학, 과학 등 학문 간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단과대학에 소속된 80여 명의 교수가 우드로 윌슨 스쿨 겸임교수로 참여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문을 접할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조 총장은 “우드로 윌슨 스쿨은 학제 간 협력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폭넓게 디자인할 수 있는 지적 활로를 열어주고, 그 대학 학부 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한 뒤, “우리도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학과 간 벽을 허물고 문호를 과감하게 개방하자”고 말했다.
이어 조 총장은 “변화를 위해 풀어가야 할 이해관계도 학생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좀 더 풀어내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도 밝혔다. 대학교육은 그 시작과 끝이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학생 입장에서 우선 생각해볼 것”을 요청한 조 총장은, “현재 많은 졸업생들이 전공과 상관없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학은 학생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며, 필요한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기회를 활짝 열어줘야 한다”며, “학생 관점, 학과, 단과대, 캠퍼스 간 협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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