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장애인과 비장애인 치유한 ‘힐(heal)모니카’
2023-04-19 교류/실천
장애학생지원센터-한국근육장애인협회, 장애인식 개선 위한 공연 진행
6곡 연주, 청운관 통행하던 학생들 박수와 환호로 화답
4월 12일(수)은 햇볕은 따뜻하지만 바람과 미세먼지가 기승인 날이었다. 외부에서도 마스크를 쓴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날 오후 청운관 앞마당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였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과 비장애인이 섞인 무리였다. 이들은 한국근육장애인협회 회원들로 ‘힐(heal)모니카’ 공연자였다.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지난해부터 이 협회와 함께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공연을 개최하고 있다.
한국근육장애인협회는 ‘근육장애인’이 주체성을 갖고,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활동을 위해 설립된 단체다. 2003년 진행성 신경근육계질환 환자가 모인 친목과 정보 공유 모임이 2004년 협회 설립으로 확대됐다. 관련 정부 정책 마련과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맞춤형 공공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진행 중인 힐모니카 공연도 그 일환이다.
이날 공연은 총 6곡으로 준비됐다.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 아이유의 ‘드라마’,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10cm의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성시경의 ‘제주도 푸른 밤’, SG워너비의 ‘라라라’ 등 봄에 어울리는 곡들을 연주했다. 공연은 협회 회원과 장애학생지원센터 직원 등과 함께 시작했다. 협회의 직원들은 SNS용 영상을 촬영하며 바쁜 모습이었다.
청운관 지나던 학생들 발걸음 잡은 근육장애인의 하모니카 공연
첫 곡이 끝날 무렵부터 청운관 앞을 지나던 학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힐모니카 공연을 감상했다. 강한 바람으로 악보가 뒤집히는 상황도 발생했지만, 연주자들은 침착하게 연주를 이어갔다. 공연의 중간에 한국근육장애인협회 양지원 사무국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양 사무국장은 호텔관광대학 10학번 동문이다. 그는 “졸업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협회 회원분들과 하모니카 공연을 위해 모교를 찾았다. 공공일자리 사업의 하모니카 문화 활동으로 우리 근육장애인이 연주하며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공연의 의미를 밝혔다.
네 번째 곡의 시작과 학생들의 강의 종료가 맞물리며 더 많은 학생이 공연을 관람했다.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중간중간 내리쬐는 볕이 연주자와 관람객을 비췄다. 준비한 6곡이 끝난 후 청중들은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하모니카는 대중적인 악기이다. 소리를 내기 쉬워 간단한 곡은 빠르게 연주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비장애인의 이야기다. 근육장애는 근력 기능과 폐활량 저하를 동반한다. 하모니카는 근육장애인에게 호흡 재활과 취미활동의 일환으로 인기 있다. 힐모니카의 경우도 그렇다. 그들의 연주는 비장애인의 경우보다 더 큰 노력의 결과물이다.
4월 20일은 국가가 지정한 장애인의 날이다.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1981년 제정 이후로 매년 기념식을 개최하는데, 이 자리에서는 장애인 인권선언문을 낭독한다. 그 첫 문구는 ‘장애인은 모든 인간이 누리는 기본 인권을 당연히 누려야 하며 그 인격의 존엄성은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이다. 장애인의 날을 즈음해 진행된 힐모니카의 공연으로 그 의미를 되새겨 본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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