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후마니타스칼리지 간담회 개최
2012-07-31 교육
교수ㆍ학생 참여해 현안ㆍ개선방안 점검
조인원 총장, "창의적 교육방법으로 '큰 교육' 귀감 되길"
2011년 3월 출범 이후, 세 학기 교육을 마친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Humanitas College)가 지난 7월 13일 서울캠퍼스 본관 대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인원 총장, 도정일 대학장과 후마니타스칼리지 소속 교수진, 김지혜(철학 07학번) 후마니타스칼리지 대학생위원장, 임송이(언론정보 10학번) 대학주보 기자,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 김상환 서울대 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등이 참석했다.
대학의 교양교육 혁신을 위해 후마니타스칼리지를 출범시킨 경희대학교는 인문학ㆍ사회과학ㆍ자연과학을 넘나드는 학제적ㆍ통섭적ㆍ융합적 교양을 강조해왔다. 후마니타스칼리지의 가장 큰 특징은 중핵교과 '문명 전개의 지구적 문맥 Ⅰ: 인간의 가치 탐색', '문명 전개의 지구적 문맥 Ⅱ: 우리가 사는 세계', 기초교과인 '시민교육'과 '글쓰기'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중핵교과, 시민교육, 글쓰기 등 후마니타스칼리지 교과과정 현황을 점검하고, 그간의 성과와 당면 과제, 미래계획 등을 논의했다.
조인원 총장은 프린스턴대학교가 신입생을 대상으로 도입한 'Bridge year program' 제도를 소개하며, 후마니타스칼리지가 "신입생, 재학생에게 '무엇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키고, 대학교육과 시민교육을 연결하는 창의적 교육방법을 모색해 자신의 삶과 인생, 자연과 문명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큰 교육'의 귀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Bridge year program'은 신입생이 1년여의 기간을 휴학한 후, 기후변화, 인권, 평화, 물 문제 등 글로벌 아젠다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게 하는 제도다.
학생 스스로 대학교육 쇄신에 참여하고 공부하는 분위기 조성
논의에 앞서 도정일 대학장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로드맵과 성과를 밝혔다. 도정일 대학장은 "후마니타스칼리지는 전례 없는 새로운 교육 체제로, 2011년은 실험기, 올해는 조정기, 내년 한 해를 넘겨봐야 안정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마니타스칼리지의 성과로 많은 대학이 교양교육의 혁신 작업에 나서는 등 대학사회의 교양교육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학생들이 긍지를 갖고 자발적으로 대학생위원회와 독서토론클럽을 구성하는 등 대학교육 쇄신을 위해 노력하고 면학문화를 조성하는 학풍의 변화를 꼽았다.
이어서 김지혜 대학생위원장과 임송이 대학주보 기자는 분량이 많고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의 중핵교과 교재 개선, 시민교육 현장 활동 지원, 실기과목의 절대평가 전환 등 후마니타스칼리지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전했다.
중핵교과 교재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으로 구성됐다는 학생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도정일 대학장은 "학생들이 중등교육 과정에서 사고 훈련보다는 입시 위주로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중등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IT 기기가 이러한 현상을 부추겼다는 의견을 밝히며, IT 기기의 단문에 길든 학생들에게 긴 시간 집중하며 사고를 요구하는 독서가 익숙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도정일 대학장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면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대학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준 후마니타스칼리지연구소장은 "후마니타스칼리지는 한국 학생들이 그동안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을 교육한다"고 강조하고,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학생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우기동 후마니타스칼리지 서울캠퍼스 시민교과위원장은 "후마니타스칼리지와 GSC가 교육과정을 연계해 현장교육 지원을 계획하고 있고, 대학의 인재상에 맞는 Global Eminence의 리더십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는 등 장학제도의 다양화도 준비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과정이 체계화되면 학생들이 제기한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곽봉재 후마니타스칼리지 국제캠퍼스 시민교과위원장은 "후마니타스칼리지는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사회에서 고민해야 할 사회적 문제, 삶의 가치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고, 해결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라고 설명한 뒤, "교수와 학생들이 교양교육의 가치와 목표를 재정립하고, 끊임없이 소통함으로써 동기부여가 된다면 후마니타스칼리지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마니타스칼리지는 한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시도
이날 후마니타스칼리지의 미래를 위한 다양한 의견도 개진됐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는 "그동안 대학사회에서 교양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이유는 교수진의 교육공동체 형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후마니타스칼리지는 교수진이 교육공동체를 만들고 있고, 이에 대응하는 학생들의 교육공동체도 구성됐다"면서 "교육행정이 또 하나의 공동체가 되고, 그것이 대중의 관심과 시민교육이라는 현실과 결합한다면 후마니타스칼리지는 한국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이화여대도 교양교육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데, 여기서 신입생을 휴학하게 해 세상을 경험하게 하자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휴학할 때, 고령화, 기후변화, 시민문제, 경제문제 등 21세기가 풀어내야 할 중요 이슈를 선택해 과제를 내고, 과제를 스스로 풀어내기 위해 다양한 책을 읽고 경험하도록 해 그 책이 자신의 경험에 어떻게 도움이 됐는지 서술하도록 하면 대학에서 배우게 될 공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조인원 총장은 "학생들이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교육받는 것에 긍지를 갖고, 교수는 가르치는 것을 영예로 여길 수 있도록 제도를 대폭 개선해, 교양교육의 미래를 위해 뜻있는 교내ㆍ외 교수진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가자"고 주문했다. 또한 지구촌 곳곳의 석학, 전문가, 예술인, 실천가와 연계하는 방안으로 경희사이버대학 온라인 인프라 활용을 제안하면서 "여러 가능성을 폭넓게 열어 놓고, 후마니타스칼리지가 추구하는 교양교육을 세계화하고, 지구적 인식공동체를 만들어가면서 21세기가 요청하는 사회인, 지구인의 탁월성과 존엄성을 함께 만들어내는 방안을 구상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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