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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학업 어려워진 학생에게 장학금 지급

2022-07-06 교류/실천

우크라이나에서 온 아르테멘코 나디아 학생(경영학과 20학번)은 지난 4월 말 이번 학기 등록금을 장학금으로 받았다. 국제처 글로벌교육지원팀이 전쟁으로 학업이 어려워진 그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아르테멘코 나디아 학생(경영학과 20학번)에 이번 학기 등록금 전액 지원
“졸업 후 본국에 돌아가 국가 재건에 힘 보탤 것”

아르테멘코 나디아(Artemenko Nadiia) 학생(경영학과 20학번)은 지난 3월 말 폴란드에 다녀왔다. 우크라이나에 있다가 잠시 폴란드로 피신한 할머니와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폴란드는 나디아 학생의 언니가 거주하는 지역이다. 나디아 학생은 이후 한국으로 돌아왔고, 할머니와 어머니도 본국으로 향했다. 전쟁의 불안감은 있었지만, ‘자녀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전쟁이 길어지며 나디아 학생의 불안감도 커졌다. 가족에 대한 걱정은 물론이고, 학업에 대한 불안정성도 커졌다. 이번 학기는 등록했지만, 다음 학기 등록금이 문제였다. 나디아 학생과 면담으로 사연을 접한 국제처 글로벌교육지원팀은 그를 도울 방법을 고심했다. 장학금을 지급해 나디아 학생의 학업을 응원하기로 했다. 나디아 학생에게는 지난 4월 말 이번 학기 등록금 전액이 지급됐다.

경영학과와 기계공학과 복수전공, “기술력 갖춘 관리자로 성장하고 싶어”
“전쟁 때문에 개인적 사정이 안 좋아져, 장학금을 받게 됐다. 성적이나 활동으로 받은 장학이 아니라 다른 학생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라는 나디아 학생은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상황이 더 안 좋은 학생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받아도 된다고 생각했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2018년 16세였던 나디아 학생은 홀로 한국에 왔다. 경기도 지역 대학의 어학당을 다니며 한국어를 공부했다. 지금은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한다. 전쟁으로 학업을 유지하기 힘들어지면서 휴학하고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입대할 생각도 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만류로 한국에 머무르고 있다.

나디아 학생의 아버지는 군인 출신으로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에서 세관 관련 일을 했다. 안정적 직업이라 나디아 학생의 학비 마련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전쟁 이후 아버지가 직업을 잃으며 상황이 급변했다. 나디아 학생은 “그래도 가족과 꾸준히 연락할 수 있어 다행이다. 할머니는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아버지는 오데사에 있고, 어머니는 독일로 피란갔다”면서 “늦은 시간이나 위험한 상황에서 연락이 안 될 때는 불안했다. 내일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들다”라며 현재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는 “남자들에게 피해가 더 크고, 우려스럽다”라며 우크라이나에 남은 친구들에 대한 걱정도 털어놨다.

‘시민에 대한 믿음’과 ‘미래에 대한 희망’, “미래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16세였던 나디아 학생은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한국 대기업의 경영과 기술력을 배우고자 한국행을 선택했다. 그래서 경영학과에 입학했고, 기계공학을 복수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다. 졸업 후에는 한국에서 취업해 기술력을 갖춘 관리자가 되고 싶었지만, 전쟁을 목도하며 목표가 변했다. 본국에 돌아가 국가 재건에 힘을 보탤 생각이다. 그는 “우크라이나에는 고등교육을 마친 사람이 적다. 한국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본국에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전쟁의 비극 속에서도 나디아 학생은 시민에 대한 믿음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다. 시민에 대한 믿음은 ‘진정으로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라는 신념에서 나왔다. 우크라이나의 소식은 언론을 통해 단편적으로만 전달되고, 제한된 정보로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문제이다. 나디아 학생은 가짜 뉴스로 인한 현혹과 과도한 국가주의 사회에서 자신들의 생각을 밝히지 못하는 현실의 한계점도 지적했다. 그는 “사람이 우주에 가고, 지금껏 없던 미래를 꿈꾸는 시대에도 지구 어디에선가는 강한 국가가 약한 국가를 핍박하고 국민을 죽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면서 “결국 우리 지구에 안전한 장소는 없다는 점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주변의 응원도 많았다. 나디아 학생은 “한국에서 알게 된 러시아 국적 친구들이 많다. 그들은 오히려 나를 위로하고 응원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전쟁 속에서도 희망을 잃을 순 없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나처럼 전쟁 속에서도 꿈을 키우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다. 우리보다 더 후속 세대들이 살아갈 미래가 바뀔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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