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위상 준금속 영구상전이 방법 세계 최초 개발
2022-04-13 연구/산학
최석호 응용물리학과 교수 연구팀, 디락 준금속에 금 이온 주입해 바일 준금속으로 영구상전이 방법 개발
바일 준금속, 스마트폰과 자기공명영상 장치 등 자기 측정 센서 정밀화 가능
최석호 응용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금을 이온주입해 ‘위상 준금속(Topological semimetal)’인 ‘디락 준금속(Dirac semimetal)’을 ‘바일 준금속(Weyl semimetal)’으로 영구상전이(phase transition)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바일 준금속은 전자가 질량이 없는 것처럼 움직이고, 자기장의 세기와 방향에 극도로 민감한 양자물질이다. 이 물질로 스마트폰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자기 측정 센서를 정밀하게 만들 수 있다. 위상 준금속은 새로운 물성과 신소자로의 응용 가능성으로 세계적 관심을 받아왔다. 최 교수 연구팀은 위상 준금속 신물질을 영구상전이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개발해 이 물질의 소자응용 가능성을 높였다. 하나의 상에서 다른 상으로 자유롭게 변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이 물질을 이용해 다양한 소자구조를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는 ‘Possible permanent Dirac- to Weyl-semimetal phase transition by ion implantation’이라는 논문으로 네이처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인 <엔피지 아시아 머티리얼스(NPG Asia Materials)>(IF=10.481)의 온라인 판에 4월 8일 게재됐고, 국내특허로 등록 및 국외특허 출원됐다. 최석호 교수, 이원준 석사과정생(공동 제1저자)과 대구대, 서강대, 호주국립대(ANU), 호주 울런공대(UOW)의 연구진이 국제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2차원 물질 ‘그래핀’ 대용할 3차원 ‘위상물질’ 연구 선도
‘위상물질’은 2차원 물질인 ‘그래핀’을 대용할 물질로 세계 연구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를 위한 기초연구는 활발히 진행됐지만, 응용연구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정이다. 또한 디락 준금속의 온도를 저온으로 낮추거나 압력을 크게 올릴 경우, 바일 준금속으로 상전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보고됐지만, 소자활용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온도나 압력이 이전으로 바뀌면 원래의 디락 준금속 상태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위상 준금속인 디락 준금속과 바일 준금속 물질은 대칭성 차이에 따라 구분된다. 공간반전 대칭성과 시간역전 대칭성이 모두 보존되면 디락 준금속, 이 중 한 개의 대칭성이 깨지면 바일 준금속이다. 이때 ‘위상’이란 구멍의 수로 상태를 구분하는 등 개체의 속성을 나타내는 강력한 특성을 지닌다. 달걀과 축구공은 ‘구멍이 없는 3차원 물체’라는 같은 위상 특성을 갖고, 결혼반지나 도넛은 ‘구멍이 하나 있는’ 위상을 갖는 식이다.
위상 준금속은 2차원 물질인 ‘금속’과 ‘반도체’ 중간 상태의 그래핀이 3차원으로 확장된 물질을 말한다. 반도체 공정에서 반도체 불순물을 주입해 n형 또는 p형 반도체를 만드는 도핑 과정을 ‘이온주입’이라 한다. 연구팀은 디락 준금속을 바일 준금속으로 영구상전이 시키기 위해서는 ‘망간(Mn)’과 같은 자성 원소가 아닌 ‘금(Au)’과 같은 비자성 원소를 이온주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온주입 방법은 매우 국소적인 공간에서만 가능한데, 물질의 아주 좁은 부분만 상을 바꿔서 물리적인 성질도 함께 밝히기도 했다.
위상물질의 양자물성을 기반으로 실용적 소자 개발하는 후속 연구 진행
물질은 고체, 액체, 기체, 플라즈마 등 네 가지 상태로 존재한다. 이때 온도, 압력, 자기장 등 외적 조건에 따라 하나의 상이 다른 상으로 상태가 바뀌는 현상을 ‘상전이’라고 하는데, 결정구조가 변하는 것도 ‘상전이’라고 부른다. 이번 연구에서 상전이란 서로 대칭성이 다른 디락 준금속이 바일 준금속으로 변하는 것을 일컫는다. 최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디락 준금속 또는 바일 준금속을 같은 상태로 영구 유지해 두 개의 상태가 서로 맞붙은 ‘이종접합계면 구조’를 형성하는 등 위상물질을 훨씬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위상물질인 디락 준금속을 간단하게 바일 준금속으로 영구상전이 시키고, 같은 물질의 다른 상들이 계면 등을 형성해 소자응용이 가능해졌다는 게 이번 연구의 핵심 내용이다. 연구팀은 위상물질의 양자물성을 기반으로 실용적인 소자를 개발하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최석호 교수는 “위상물질의 위상 상태를 바꿀 수 있는 영구상전이 기술 개발은 최근 그래핀의 후속 신물질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위상물질에 대한 학문적 연구 수준을 소자응용 단계로 활성화하는 데 기반을 다지게 됐다”며 “특히 이번 성과가 위상물질 연구를 심화하고 동시에 소자응용 연구를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 손은주 eve@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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