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미래의 현실 직시하고 풀어내야만 하는 시점”
2021-12-29 교류/실천
2021학년도 대학·사이버대학 신임 교무위원·신임 교원 오리엔테이션 개최
교육·연구·행정 탁월성과 공적 기여 도모하는 ‘미래대학’ 책무 공유
조인원 이사장 “대학 본연 책무에 미래 예찰 개념 포용해 탁월성의 또 다른 지평 열어 달라”
2021학년도 대학·사이버대학 신임 교무위원·신임 교원 오리엔테이션이 지난 12월 17일(금) 서울캠퍼스 본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조인원 경희학원 이사장과 양 대학 신임 교무위원, 신임 교원은 화상으로 만나 인류사상 유례 없는 문명사적 위기를 맞은 현시대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대학에 주어진 새로운 역할과 교무위원, 교원의 책무를 되새겼다. 행사장에는 조인원 이사장과 박영국 경희학원 사무총장, 최관호 미원기념사업회 사무총장 등 최소 인원만 참석했고, 신임 교무위원 27명과 신임 교원 51명은 온라인 화상으로 참석했다.
“지구적 재앙의 임계점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조 이사장은 “올 한 해는 경희학원 차원에서 보면 설립자 탄신 100주년, 경희학원 종합학원 체제 출범 60주년, 경희사이버대학교 개교 20주년, 경희초등학교 개교 60주년, 경희의료원 개원 50주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개원 15주년 등 좋은 일이 많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가 처한 오늘의 현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대학을 이끌고 계신 교무위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대학의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용기를 내주신 신임 교무위원께도 감사드린다. 경희 구성원으로 합류하신 신임 교원께도 감사와 환영의 인사를 드린다”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문제는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가 전부가 아니다. 전문가와 국제기구는 팬데믹이 거듭 발생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발표했다. 인간에 의한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인류가 산업문명의 길을 걸어오면서 인구와 도시는 과도하게 팽창했고, 인간은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침범했다. 인류가 지구에 배출하는 탄소량도 상상을 초월한다. 인류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탄 40만 개 분량의 열량과 이산화탄소를 연일 분출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지구행성의 안정적 기후체계가 붕괴하고 지구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산업문명이 이룬 성장의 이면에 감당하기 힘든 환경, 생태, 기후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기후변화로 인한 사상자와 피해자는 10억 명에 이른다. 여섯 번째 대멸종이 진행 중이라는 학계의 경고도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설명한 조 이사장은 “우리는 산업활동으로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시대를 살게 됐다. 그러나 ‘산업문명’ ‘지구적 산업화’ 이면엔 이제 감당하기 매우 힘든 난제도 놓여 있다. ‘인류세(Anthropocene)’의 도래와 확장에 기인한 것이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과도한 개입이 그런 상황을 초래했다. 안정적이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와 지구 평균 기온이 수세기 전 일어난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마치 ‘하키 스틱’ 모양으로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지구 과열 현상과 이로 인한 돌이킬 수 없는 지구적 재앙의 임계점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학계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인식이다”라고 말했다.
“틀의 제약과 한계 넘어 새로운 인류 보편 목표 찾아 나선 경희학원 설립 정신, 시대가 필요로 하는 가치”
학자와 전문가, 국제기구는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 오르면 기후재앙에 이른다고 경고하는데, 그 시기를 10여 년 전에는 금세기 말로 예측했다. 하지만 지금은 2050년, 또는 2030년으로 매우 급히 당겨지고 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난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발표한 보고서는 지구 평균 기온이 20년 이내(2021~2040년)에 산업화 시기(1850~1900년)보다 1.5도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PCC가 3년 전 발표한 특별보고서보다 그 시점이 10년 정도 앞당겨졌다.
“최근 몇 년 새 상황이 더 긴박해지고 있다. 유엔이 기후변화는 이 시대의 ‘결정적 위협(defining threat)’ ‘실존적 위협(existential threat)’이라는 표현을 주저하지 않듯이 우리가 지금 마주한 위기는 인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전환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현존을 위해 인류가 전례 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대의 과업이다”라고 조 이사장은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기후재앙의 여파가 더욱 가중되는 상황에선 지금과 전혀 다른 삶의 가능성이 펼쳐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 방식대로(business-as-usual)’를 넘어 시대 전환의 새 활로를 적극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한 조 이사장은 “경희학원 설립의 논거는 내용은 다르지만 이와 유사한 문명사적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한국전쟁 중 집필된 설립자의 저서 <문화세계의 창조>(1951년 5월 18일 발행)는 ‘새로운 세기는 새로운 정치 이념을 필요로 한다’라는 문구를 서문 첫 문장에 수록하고 있다. 이 문구엔 평화롭고 안정된 세상을 열기 위해선 이념적 대립과 갈등, 틀의 제약과 한계를 넘어 새로운 인류 보편의 목표를 찾아 나서는 일이 중요하다는 시각이 담겨 있다.
“시대 위기를 함께 돌파할 수 있는 용기와 도전 필요”
마지막으로 조 이사장은 “팬데믹은 물론 환경과 생태, 기후, 불평등, 보건 문제와 같은 시대의 난제가 우리 인류의 공동 문제라는 새로운 사회의식이 필요하다.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자신과 학술·교육기관의 근본 책무라는 생각이 중요하다”면서 대학사회의 또 다른 책무를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겪었듯이 어느 한 나라가 감염병을 극복하더라도 삽시간에 다시 고통받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세계가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는 개개인의 존재가 타자, 사회, 세계, 자연과 서로 촘촘히 연결된 초연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 우리 일상과 교육, 연구, 의료 현장에 접목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느냐에 따라 삶의 좌표, 기관의 좌표가 달라진다. 개인과 기관이 이 시대의 문명사적 의미, 미래사적 함의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식과 정보를 서로 공유하면서 미래를 읽어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이제 무엇을 할 것인지. 이런 질문을 통해 시대의 위기를 함께 돌파할 수 있는 용기와 도전이 필요하다. 교육과 연구의 탁월성을 함양하는 대학 본연의 소임과 함께 미래의 안정성, 역동성을 선도하는 대학행정의 새 활로를 열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희정신, 담대한 발상과 위기 극복의 의식 전환 강조”
법인은 이날, 신임 교무위원과 신임 교원이 설립 정신을 계승·발전해 교육과 연구, 행정의 탁월성과 공적 기여를 도모하는 ‘미래대학’의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경희학원의 역사와 전통, 법인의 역할과 책무를 공유했다.
첫 번째로 최관호 사무총장이 ‘경희학원의 역사와 전통’을 발표했다. 최 사무총장은 “경희 72년의 역사는 ‘문화세계의 창조’를 구현하기 위해 학술과 실천의 탁월성을 지향하며 걸어온 여정이었다. 경희는 새로운 문명의 길, 더 나은 인류의 길을 열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경희의 역사는 1951년 5월 18일 성재학원(1949년 설립)을 인수하면서 시작했다.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세계의 비극과 민족의 비운이 함께 했던 역사에서 경희는 양심이 무너진 현실을 마주하고, 문제의 본질을 깊이 성찰했다. 기성정치의 이념과 체제,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세계, 정신과 물질이 조화를 이루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계, 즉 ‘문화세계’를 꿈꿨다.
최 사무총장은 “고등교육 기관의 근본 사명은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하고 탁월한 연구를 통해 진리를 탐구하며 학문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희가 추구하는 ‘문화세계의 창조’는 여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학술 성과를 토대로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실천적 노력을 강조한다. 경희정신의 밑바닥에는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현실 돌파 의지가 있다. 마주하는 새로운 국면마다 담대한 발상과 위기 극복의 의식 전환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법인과 각급기관의 책임 있는 업무 처리와 미래를 대비하는 행정 역량 필요”
이어 ‘법인의 역할과 책무’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발표를 맡은 박영국 사무총장은 대학행정의 안정성과 역동성을 위한 법인과 각급기관의 역할과 책무를 발표했다.
그는 “법인은 정관상 규정된 산하기관의 교직원 임용과 경영상의 주요 사안을 심의·의결하는 곳이다. 이 말은 대학, 의료기관, 병설학교 등 각급 기관 ‘설치·운영’에 관한 사안, 경영에 관한 주요 사안의 법률상 주체임을 의미한다. 오늘날 팬데믹과 학령인구 감소, 국내외 경제 여건 침체 등 교육여건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법인과 각급 기관의 적극적인 역할과 책무이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박 사무총장은 “변화와 위기의 시기다. 그 어느 때보다 법인과 기관의 책임 있는 업무 처리와 미래를 대비하는 행정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발표를 마무리했다.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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