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규제과학 분야의 개척자, 세계적 모델 되길”
2021-11-15 교류/실천
일반대학원 규제과학과 설립 기념 국제 심포지엄 개최
‘바이오헬스 분야 규제 혁신을 위한 규제과학의 A.B.C’ 주제
세계적 연구자와 실천가 온라인으로 교육·연구 분야의 최신 동향 공유
일반대학원 규제과학과가 11월 4일(목)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에서 설립 기념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의 주제는 ‘바이오헬스 분야 규제 혁신을 위한 규제과학의 A.B.C.’로 관련 분야의 세계적 연구자와 실천가가 참여해 교육·연구 분야의 최신 동향을 공유했다. 행사는 유튜브 채널 ‘규제과학과(경희대학교)’에서 생중계했다. 관련 영상은 채널에 공개돼 있다.(채널 링크: 규제과학과(경희대학교))
“한국 규제과학이 세계적 모델 되길 희망”
심포지엄은 ‘규제학과 인재양성사업’ 연구책임자인 약학과 서혜선 교수의 개회로 시작됐다. 이후 임동순 약학대학 학장과 남순건 (서울)학무부총장, 박윤주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의약품심사부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임 학장은 “규제과학은 한국에서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심포지엄으로 미국 연구진의 오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고 심포지엄의 개최 의미를 설명하며 “규제과학과의 신설이 규제과학 전문 인재와 연구에 대한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과 관련 부처의 요구를 충족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 조금 늦은 출발이지만 한국의 규제과학이 세계적 모델이 되길 희망한다”라고 했다.
남순건 (서울)학무부총장은 “우리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태동기부터 세계를 선도하는 지금까지 발전한 역사를 목도했다. 규제과학이 움트는 순간을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에 흥분된다”라면서 “경희대가 위치한 홍릉강소특구는 지역의 대학·연구소가 협업해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연구산업단지가 되길 바란다. 규제과학과가 그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을 믿는다”라고 응원했다. 이어 “경희대는 72년 전 ‘문화세계의 창조’를 교시로 지금까지 발전해왔다. 지금은 세계적 명문대학을 꿈꾸며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희대는 융합학문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규제과학과는 그 자체로 융합의 대표적 사례다. 오늘 이 자리에서 만난 여러분이 힘을 합쳐 무한히 발전하길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박윤주 의약품심사부장은 “바이오헬스 분야 국가 경쟁력 제고와 우수한 의약품의 개발·공급에 핵심 역할을 할 규제과학 인재 양성의 첫걸음인 규제과학과의 신설을 식약처를 대표해 축하한다”라면서 “식약처는 규제과학의 중요성을 사회적으로 확산하고자 노력해왔다. 규제과학 인재 양성은 정부의 노력과 정책 지원만으로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희대가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을 선도하는 규제과학 혁신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크게 자리매김하길 기원한다”라며 규제과학과의 신설을 반겼다.
미국 FDA 공동 운영 CERSI 네 개 중 두 기관의 센터장 참여, 운영 현황 공유
세션은 두 차례로 나뉘어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은 10년 이상 운영된 해외 CERSI(Center of Excellence in Regulatory Science and Innovation)의 성과와 운영방안을 공유하는 세션이었고, 두 번째 세션은 국내 연구진이 최신 연구성과 동향을 분석한 발표였다. 첫 세션의 주제는 ‘바이오 메디컬 규제과학 교육 및 연구에 관한 국제적 관점’으로 총 세 개의 발표가 진행되었다. 발표자 중 두 명은 미국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와 공동 운영하는 규제과학 연구센터의 센터장이었다.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같은 기관이 운영에 관여하는 연구 기관은 적고, 미국도 FDA가 공동 운영하는 규제과학 연구센터는 네 개에 불과하다.
첫 세션의 첫 발표는 캐슬린 지아코미니(Kathleen M. Giacomini) Stanford-UCSF CERSI 센터장이 맡았다. 주제는 ‘Stanford-UCSF CERSI: 관학 협력을 위한 새로운 모델’이었다. 그는 센터의 연구 현황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우리는 저분자량 의약품부터 생물의약품, 의료기기를 포함해, 전자화된 보건의료 데이터 관련 부분을 비롯한 증거기반 연구를 진행 중이다”라면서 “FDA와 규제과학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협업을 진행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Stanford-UCSF CERSI와 FDA는 △환자 선호도 △정밀 의료 및 특수 환자군 △RWD(Real World Data) 및 약물역학 △의료기기 및 진단기기 △생물의약품 △코로나19 등을 주제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관련 주제에 대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후에는 사라 퀴니(Sara K. Quinney) 인디애나대학교 CTSI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부센터장이 ‘계량약리학을 통한 산부인과 치료법 개선’에 대한 내용으로 발표했다. 그는 임산부의 의약품 복용을 연구하는데, 임산부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기 힘든 점을 고백했다. 이어 “임산부는 일반인과 다르게 약동력학적 체내 변화가 일어난다. 체중 증가, 알부민 수치의 지속적 변화, 사구체 여과율 변화, 약물 대사율 하락 등이 그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관련 연구 성과를 모아 PBPK(생리학 기반 약물 동태)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세 번째로 제임스 폴리(James E. Polli) 메릴랜드대학교 CERSI 센터장이 ‘메릴랜드대 CERSI: 생물의약 규제과학 10년’을 발표했다. 매릴랜드대 CERSI는 FDA와 공동 연구 외에도 다양한 워크숍과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65회의 워크숍을 개최해 1만6천5백 명이 참가했다. 미국 규제과학 인재 경진대회를 개최해 규제과학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진대회는 우리가 방송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경연의 형태로 대중들에게 규제과학을 소개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의 최신 연구 동향, 규제과학의 필요성 강조
세 명의 발표 이후에는 ‘한국의 의생명 규제과학 교육과 연구의 미충족 수요’ 세션이 이어졌다.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의 유망 분야인 △임상·계량약리 기반 임상시험·의사결정 과정 혁신 △빅데이터·인공지능 △mRNA 기반 바이오헬스 기술 개발 등의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도출하는 세 명의 연구자가 연구성과와 규제과학에 기대하는 바를 발표했다.
이동기 올릭스/엠큐렉스 대표(성균관대학교 화학과 교수)가 ‘RNA 치료제의 최신 동향’을 발표했다. 그는 ‘siRNA(Small Interfering RNA)’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siRNA는 특정 단백질의 생산을 억제해 유전자 발현을 방해한다. 이 대표는 “의약품 규제 분야에서는 siRNA를 크기의 문제로 생물의약품으로 부르지 못하고 저분자 의약품 가이드 라인을 따르는 상황이다”라면서 “FDA는 이런 분야를 FDA의 관계자와 산업계 전문가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는데, 우리나라도 안전성 확보만이 아니라 적절한 규제 프로세스를 만들도록 노력해 환자가 빨리 혜택을 받게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정규환 뷰노(VUNO) 최고기술경영자는 ‘정밀 이미징을 위한 AI 기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의 개발과 구축’에 대해 이야기했다. 뷰노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의료 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이다. 정 최고기술경영자는 “인류 수명 증가로 환자의 질병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가 이미 인간의 인지능력을 벗어난 지 오래됐다. 환자보다 의료진 수는 줄고, 이 수준으로 본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다”라며 “의료 공급 수월성 제고가 그 본질적 해결책이며, 그 보조 수단으로 AI 기반 의료기기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발표는 정은경 경희대 규제과학과 학과장이 맡았다. 발표 주제는 ‘규제과학에서 임상 계량약리학의 역할: 특수 환자 대상의 최적 약물 용량 결정’이었다. 규제과학에서 임상 계량약리학은 과학의 결과물을 환자에게 전달하는 교량의 역할을 한다. 정 학과장은 “규제과학에서 임상 계량약리학은 약물 동태, 약력학, 유효성, 안전성, 환자 개인별 적정 투여량 조정 등과 관련한 연구 진행에 굉장히 유용한 학문이다”라며 “신약만이 아니라 기존에 출시된 의약품도 적정 용량의 투여가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세션이 끝난 이후에는 김종호 경희대 약학대학 부학장이 맺음말과 폐회 선언을 했다. 김 부학장은 심포지엄 준비에 도움 준 모든 관계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규제과학 분야에서 우리는 개척자다. 이 자리에는 이미 경력이 많은 선배 학자들과 학생들도 있다. 모두 노력해 관련 분야를 개척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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