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온실가스 메탄으로 친환경 미생물 비료 만든다
2021-10-29 연구/산학
화학공학과 이은열 교수 연구팀, 메탄자화균 개량해 식물 생장 호르몬 합성 유도 기술 개발
온실가스 메탄을 소화해 작물 생장 촉진 호르몬으로 생합성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 농업 두 가지 지향점 모두 잡을 실마리”
2021년 9월 17일 열린 기후·에너지 관련 주요 경제국 포럼(MEF) 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유럽연합, 한국과 함께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메탄가스를 최소 30% 감축하겠다는 ‘글로벌 메탄 공약(Global Methane Pledge)’을 발표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에 한국도 참여를 서약하며 이에 대한 실천방안이 요구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메탄은 대기상 농도는 낮지만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 잠재력이 84배 높아, 지구온난화 발생 원인의 약 15~20%를 차지한다. 매년 약 6억 톤의 메탄이 배출되는데 이중 에너지 생산, 농업, 폐기물 처리와 같이 인위적인 활동으로 배출되는 양이 전체 배출량의 60%에 달한다.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 농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국내도 에너지 산업과 농업 부분에서 메탄을 많이 배출한다. 매년 축산에서 약 8백만 톤, 벼재배에서 약 6백만 톤이 발생하며 농업으로 2천만 톤 넘는 메탄이 배출되고 있다. 이런 현황을 반영해 전 세계 연구진은 축산과 논농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유용한 물질로 전환하는 바이오 메탄 전환 기술 개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화학공학과 이은열 교수 연구팀은 메탄 전환 기술 연구를 선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 교수 연구팀이 최근 메탄으로 작물 생장 촉진 호르몬을 생합성하는 미생물 비료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공학 분야 전문 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 (IF 13.273)>에 게재됐다.
메탄을 유용한 물질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미생물인 메탄자화균(Methanotrophs)을 활용해야 한다. 메탄자화균은 메탄을 탄소원으로 사용해 알코올, 올레핀 및 바이오 폴리머 등 고부가가치 산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은열 교수는 “메탄자화균을 활용해 메탄 전환을 이루면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 농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며 “식물 성장을 돕는 호르몬으로 전환하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의의를 밝혔다.
이은열 교수 연구팀은 메탄자화균 대사과정을 분석해 메탄을 식물호르몬 옥신(Auxin) 인돌아세트산(Indole-3-acetic acid)으로 전환하는 대사경로 구축 전략을 제시했다. 인돌아세트산은 식물 생장을 촉진하는 물질로 세포벽의 신장을 도와 세포 하나하나를 크게 생장시킨다. 이은열 교수는 “온실가스인 메탄을 식물성장과 뿌리내림을 돕는 호르몬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학제적 연구로 실험 방법론 마련, 상용화 위해 공동연구 필요
온실가스 저감과 친환경 농업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메탄자화균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대사공학적 균주 개량 연구는 초기 단계이다. 이은열 교수 연구팀은 6년간의 연구에서 확보한 메탄자화균 개량을 위한 유전자 도구를 활용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실험으로 만든 메탄자화균을 포함한 비료로 밀 종자를 길렀을 때, 새싹과 뿌리 신장률이 대조군에 비해 각각 2배와 3.6배 높아졌다.
이은열 교수는 “메탄자화균은 온실가스인 메탄을 전환해 토양의 탄소 순환을 제어하고, 미생물과 식물의 유익한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메탄자화균 미생물 비료 기술은 대기 상에 메탄 수준을 완화하고 질소 비료 사용량을 줄여 친환경 농업 플랫폼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 성과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다학제적 연구의 결과다. 연구 기획 단계에서 ‘메탄자화균 미생물 비료가 작물 생장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나타낼 방법’이 문제였다. 다행히 연구팀 내 농학을 전공한 연구원이 실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하는 방법을 제시해 문제를 해결했다.
메탄자화균 미생물 비료 기술 상용화를 위해서 현장 검증이 필요하다. 이은열 교수는 “유전자 재조합 미생물 비료 사용 규제로, 환경이 잘 제어된 제한된 공간에서 메탄자화균 미생물 비료 효과를 검증하는 현장 검증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전문화된 농업 분야 연구 그룹과 공동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존 장점은 살리고 새로운 개념은 더해, 다학제적 연구 진행할 것”
농업은 전 세계적으로 메탄 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인류 생존을 위해 농업 생산물은 필수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지속 가능한 농업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는 이유다. 식물성장 촉진 박테리아 연구도 이를 위한 한 방향이다. 식물성장 촉진 박테리아를 활용하면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화학비료 사용 절감이라는 기존 장점과 더불어 메탄 배출량까지 줄이는 새로운 개념이라 더 큰 의미가 있다.
끝으로 이은열 교수는 후속 연구 계획도 공유했다. 그는 “메탄을 발생시키는 미생물인 메타노젠(Methanogen) 등을 포함해 벼농사에 직간접으로 참여하는 다양한 미생물의 상호작용 분석”과 “작물 뿌리 주변 식물과 미생물의 대사물질 분비, 전달 현상에 대한 생태학적 연구도 흥미로울 것이다. 앞으로도 농업, 식물, 미생물 연구진과 협업해 연구해 나갈 것”이라며 목표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C1 가스 리파이너리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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