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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산화환원반응으로 배터리 산업 패러다임 전환 이끌 것

2021-10-01 연구/산학

기계공학과 김두호 교수 연구팀이 산소 산화환원반응을 이용한 배터리 소재를 설계했다. 이번 연구는 배터리 소재 설계의 새로운 방향성과 성능 예측법을 제시해 의미 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Energy Storage Materials>에 실렸다. 사진 왼쪽부터 기계공학과 구소정 학생, 김두호 교수, 이재운 학생

기계공학과 김두호 교수·구소정·이재운 학생, 산소 산화환원반응 이용한 배터리 소재 설계
배터리 소재 성능 예측법 제시, 세계적인 학술지 <Energy Storage Materials>에 게재
“산소 산화환원반응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연구 지속 할 것”

배터리는 1991년 처음 상용화된 이후로 전자제품에 빠질 수 없는 핵심 부품이 됐다. 하지만 다른 핵심 부품인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비약적인 속도로 발전을 거두고 있는 것과 달리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발전 속도가 느리다. 배터리 성능 개선을 위한 연구가 이어지곤 있지만,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배터리 분야에서 기존 설계 방법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런 시대적 필요성에 주목해 기계공학과 김두호 교수 연구팀이 기존 배터리 메커니즘에서 탈피해 새로운 메커니즘인 산소 산화환원반응을 활용하는 리튬, 소듐 배터리 소재를 설계했다. 연구팀은 계산과학 데이터를 활용해 배터리 소재 설계의 새로운 방향성과 성능 예측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Energy Storage Materials (IF: 17.789)>에 2편이 연이어 게재됐다.

이번 성과는 김두호 교수 연구실의 연구원이 모여 이룬 성과인데, 이들은 학부생부터 연구원으로서의 기초를 다져왔다. 주저자인 이재운(기계공학과, 석사2기), 구소정(기계공학과, 석사2기) 학생은 학부 연구생으로 시작해 대학원에 들어와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김두호 교수는 “학부생 때 연구 기초를 다지니 대학원 진학 후 결과물이 상대적으로 빨리 도출됐다. 후배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운 학생은 “다른 연구실과 다르게 우리 연구실은 실제 실험보다는 슈퍼컴퓨터로 계산해 반응이 일어나는 이유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실험을 통해 관찰하기 어려운 일련의 반응을 찾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구소정 학생은 “이번 연구는 기존 틀에서 벗어난 주제라 차별화됐다. 새로운 메커니즘에는 새로운 설계 방식이 필요한데, 계산 데이터로 배터리 소재에서 일어나는 문제점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이해를 도왔다는 점에 있어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망간 소재 배터리가 안정성 높아, 전자 결합 구조로 배터리 성능 예측 가능
‘산화환원반응(oxidation-reduction)’은 물질 간 전자 이동으로 일어나는 반응을 말한다. 스마트폰을 충전하기 위해 충전기를 연결하면, 배터리 속에 자리한 리튬(Li) 이온이 양극에서 빠져나와 음극으로 들어간다. 충전이 완료된 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리튬이온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빠져나온다. 이때, 양극 기준으로 리튬이온이 음극을 향해가는 과정을 ‘산화(oxidation)’, 반대 과정을 ‘환원(reduction)’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배터리 메커니즘은 전이 금속을 이용해 산화환원반응을 일으킨다. 하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전이 금속이 아닌 산소에서 산화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재운 학생은 “산소에서 산화반응이 일어날 수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산소 산화환원반응 기술을 이용해 배터리를 설계하면 기존보다 용량과 전압을 높게 구현할 수 있어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소재 내 구성비율과 전자 구조 특성을 고려했을 때 산화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 망간(Mn)과 티타늄(Ti)을 사용했다. 전이 금속을 통한 산화반응이 아닌 산소 산화반응 관찰에 집중하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 망간을 이용한 배터리가 티타늄 소재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소정 학생은 “망간과 티타늄의 전자 구조가 달라 차이가 발생했다. 망간이 산소와 더 안정하게 결합한다”며 “이를 통해 다른 전이 금속이 망간과 비슷한 구조로 산소와 결합한다면 안정적인 산소 산화반응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배터리 산업의 발전 속도가 더디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연구를 할 분야가 많이 남았다. 앞으로 후속 연구를 진행해 배터리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겠다”며 말했다.

“재밌고 흥미로운 것을 찾는 과정이 연구, 동기부여 받을 환경 제공할 것”
하지만, 산소 산화환원반응의 상용화 관점에서는 어려움도 많다. 산소 산화환원반응이 일어나는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산화환원반응이 반복해서 일어나면 가용용량이 낮아져 처음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운 점이 난점이다. 또한, 김두호 교수는 “산소 산화환원반응 상용화를 이끌 실마리를 찾기 위해 리튬이온배터리 소재가 아닌 소듐(Na) 이온 배터리를 이용한 산소 산화반응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연구 방향성을 설명했다.

이재운 학생은 “배터리 발전 속도가 굉장히 더딘 상황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연구를 할 분야가 많이 남았다. 앞으로 배터리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구소정 학생은 “후속 연구를 계속 진행해 산소 산화환원반응 상용화를 이뤄 과학적 성취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자를 꿈꾸는 학생을 위한 조언이 이어졌다. 김두호 교수는 “재밌고 흥미로운 것을 찾는 과정이 연구라고 생각한다. 두 연구생이 훌륭한 본보기다. 연구자를 꿈꾸는 학생이 있다면. 동기부여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싶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이재운 학생은 “생각보다 연구가 재밌다. 연구를 위해 대학원에 있는 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돌이켜보면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소정 학생은 “연구를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길 바란다. 취업은 졸업 후에 할 수 있지만, 연구는 학교에서만 가능하다”며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4단계 BK21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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