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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연구단, 옥스퍼드대 마크 해리슨 교수와 공동연구 프로젝트 진행

2021-09-17 연구/산학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이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마크 해리슨 교수와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번 연구는 해리슨 교수가 HK+연구단 단장인 사학과 박윤재 교수에게 공동연구를 제안하며 성사됐다. 연구는 3년간 군사·의료사 내용을 담은 단행본 3권을 출간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군사·의료사 내용 담은 단행본 3권 출간 예정, HK+연구단 한국의료사 부분 참여
사학과 박윤재 교수 공동연구원으로 참여, 한국전쟁을 의료사 측면에서 분석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이하 HK+연구단)이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마크 해리슨(Mark Harrison) 교수와 군사·의료사 내용을 담은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해리슨 교수가 연구 책임을 맡았고, HK+연구단 단장인 사학과 박윤재 교수가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해리슨 교수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프로젝트 제목은 ‘Medicine and Conflict, c.1945-c.1980: The United Kingdom and the Savage Wars of Peace’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군사·의료사 내용을 담은 단행본 3권을 출간하는 게 연구 목표다. 군사·의료사 분야의 저명한 연구자인 킹스칼리지런던 마틴 브릭넬(Martin Bricknell) 교수와 연세대학교 김영수 교수도 공동연구원으로 함께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에 게재해 연구 성과를 학계와 공유할 계획이다.

한국의료사 연구 통해 역사학 경계 확장
HK+연구단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한국전쟁을 의료사 측면에서 분석한다. 한국전쟁은 수백만 명의 사상자를 낸 민족 최대 참사지만, 역설적으로 한국 의료기술이 발전한 대표적인 사건이다. 부상자를 치료하기 위해 외과학·신경과학·마취학·수혈학 등이 발전했고, 부상자의 일상 복귀를 위해 재활의학이 성장했다. 이에 의료기술과 의료공급 차원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HK+연구단은 그간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군인이 겪은 정신병과 유럽의 의료지원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연구에는 한국전쟁이 갖는 ‘한국사적 특수성’과 ‘세계사적 차원의 시각’을 담는다. 박 교수는 이 두 가지 용어를 사용해 한국의료사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한국은 한국전쟁을 계기로 미국 의학을 전면 수용하면서 일본의 식민의학과는 단절하게 된다. 박 교수는 이를 한국사가 갖는 특수함으로 해석했다.

세계사 차원의 시각은 ‘반공주의(공산주의에 반대하는 사상)’에서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반공주의가 서양의 큰 관심사였다. 세계 16개국이 한국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이유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유럽의 의료지원이 있었는데, 이는 한국 의료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해리슨 교수도 한국전쟁이 가진 이런 의미에 주목했다.

박 교수는 연구를 통해 역사학의 경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해리슨 교수와 함께하는 이번 연구도 좋은 기회다. 1980년대까지는 역사학이 정치·경제·사상사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1990년대 이후부터는 사회·일상사 연구가 활성화됐다. 의료사가 새로운 연구 경향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했다. 박 교수는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부진했던 한국의료사 연구의 공백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며 “‘전쟁과 의료’라는 의료사의 중요 주제를 분석하면서, 한국의료사의 연구 지평을 넓혀 보겠다”고 전했다.

박윤재 교수에게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제안한 마크 해리슨 교수는 옥스퍼드대 사학과 교수이자 웰컴의학사연구소(Wellcome Center for Ethics and Humanities)의 공동 소장이다. 해리슨 교수는 의료사 연구를 대표하는 세계적 학자로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여러 권의 관련 서적을 출간했다. 사진에서 해리슨 교수는 예일대학교 출판사에서 발간한 <Contagion: How Commerce Has Spread Disease>의 번역본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푸른역사)를 들고 박 교수와 함께 있다.

‘경희’에서 시작한 인연, 국제 공동연구로 이어져
해리슨 교수는 지난 2012년, 박 교수의 특강 요청으로 경희대를 처음 방문했다. 지난 2015년에는 의학과 임성빈 교수의 초청으로 경희대 IS(International Scholar) 교수로도 활동했다. 임 교수가 소장인 ‘경희의약사연구소’와는 세 차례에 걸쳐 공동 국제학술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경희의약사연구소는 HK+연구단에 소속돼 있다. 박 교수는 “긴 시간 동안 경희와 함께해 온 해리슨 교수가 HK+연구단의 연구역량을 신뢰하고 있다”며 “향후 진행할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연구에도 지속해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HK+연구단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을 다룬 <코로나19 데카메론>(모시는사람들) 1권과 2권을 발간했다. 내년에는 3권 발간을 앞두고 있다. 의료인문학이 의료와 인문학 통합으로 이뤄진다고 할 때, 이 서적은 그 통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박 교수는 “일종의 에세이 형식이라 각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충분히 서술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추후 공동연구 프로젝트가 진행될 경우 <코로나19 데카메론> 집필과정에서 확보한 의료인문학적 관점이 적극 활용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HK+연구단의 목표는 기존과는 다른 인문학 중심의 의료인문학을 만드는 것이다. 기존 의료인문학은 ‘인성 좋은 의사 만들기’라는 의학교육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HK+연구단은 더 나아가 인문학적 견지에서 의료를 고민한다. 이런 성과가 의학교육에 활용될 수 있게할 계획도 갖고 있다. ‘쉽지 않은 목표’를 전한 박 교수는 “연구와 실천이 그런 의료인문학 만들기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글 손은주 eve@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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