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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그리는 어촌, 청년이 바라는 바다

2021-08-04 교육

시각디자인학과가 강원어촌특화센터와 산학협력을 통해 캡스톤 디자인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강원어촌 지역 활성화를 위한 해결책을 도출했다. 결과물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강원도지사 표창, 어촌 뉴딜 300 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시각디자인학과 캡스톤 디자인 수업, 강원어촌특화센터와 산학협력 진행
강원도지사 표창 수상 및 어촌 뉴딜 300 사업 선정 등 성과 거둬

활기를 잃어가던 어촌 마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강원도 어촌 마을인 장사항에는 지역주민과 청년을 이어주는 갤러리 카페가 들어서고, 또 다른 어촌 마을인 물치항에는 젊은 세대의 입맛을 저격한 남다른 푸드마켓이 열린다. 바다 한 편에는 해안선을 따라 자라나는 미래세대와 청년들이 함께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즐기고 있다. 시각디자인학과가 그려낸 어촌 마을의 미래이다.

시각디자인학과가 강원어촌특화지원센터와 손을 잡고, 강원어촌 지역 활성화를 위한 캡스톤 디자인 수업을 진행했다. 강원도 양양 물치항, 속초의 장사항, 청호항 등 3개 지역을 대상으로 지역 활성화 방안을 연구했다. 그 결과 강원도지사 표창 수상, 어촌 뉴딜 300 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강원어촌특화지원센터와 산학협력을 진행한 배경엔 수업을 담당한 시각디자인학과 박상희 교수의 경험이 담겨있다. 박 교수는 “스타트업, 대기업, 지자체 등에서 오랜 기간 일하며 산학협력을 진행한 경험이 이번 수업에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산학협력을 진행하면 기업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확보하고, 학생은 현장 경험을 익힐 수 있다. 특히 최근 지자체에서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데 산학협력은 문제를 해결하는 초석이 된다”고 설명했다.

“예술과 산업 사이 절묘한 줄타기가 핵심”
캡스톤 디자인 수업은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기르고, 창업을 돕는다. 박 교수는 “디자인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예술과 산업의 경계에서 절묘한 줄타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고객이 요구하는 방향과 디자이너가 하고 싶은 디자인의 접점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박 교수는 이를 위해 △ 현장 중심 기획 △ 커뮤니케이션 △ 창업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수업을 진행했다.

오늘날 정보 기술의 발달로 쉽고 빠르게 온라인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가상의 데이터로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박 교수는 “현장을 찾아, 고객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 소리 안에 해결책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학협력은 고객과의 소통이 없으면 현실과 동떨어진 결론을 제시하기 쉬워 각자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실무 목적인 수업인 만큼 학생 창업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보호 캠페인은 아이디어가 채택돼 지난 6월 28일 물치항에서 인근 지역 유치원생과 함께 플로깅을 진행했다. 이번 환경보호 캠페인은 공익성과 참가자 호응에 힘입어 다른 축제에도 적용하기로 결정됐다.

“지역 특성을 살린 콘텐츠 부재, 어촌 마을 쇠퇴로 이어져”
캡스톤 디자인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은 박상희 교수의 수업 운영 철학에 맞춰 어촌 마을 현장을 방문하고, 주민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제점을 파악했다. 학생들은 어촌 마을의 문제점으로 고유 개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지역 특성을 살릴 콘텐츠가 부족하고, 부족한 콘텐츠가 청년 일자리 감소와 어촌 마을 쇠퇴라는 악순환에 이른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학생들은 어촌 마을이 가진 자원에 초점을 맞춰 지역 특색을 살리기 위한 해결책 찾기에 몰두했다. 어두운 물치항에 이색적인 야간 경관을 만들어내는 LED 전등 설치, 속초 해녀의 이야기를 살린 공간 및 굿즈 개발 등 다양한 해결책이 도출됐다. 학생들이 도출한 해결책 중 과반수는 가능성을 인정받아 사업 추진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특히 차박 명소인 물치항의 특성을 살린 ‘카라벤 활용 모바일 창업 플랫폼’ 아이디어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강원도지사 표창을 받고, 오징어잡이 명소였던 장사항의 정체성을 살린 ‘커피 장사’ 아이디어는 어촌 뉴딜 300 사업에 선정돼 저작권료를 받는 성과를 냈다. 제안한 카페는 오징어 먹물을 활용한 크루아상, 블랙와플 등을 판매해 지역색을 가미했다.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보호 캠페인 아이디어는 실적용이 결정돼 지난 6월 28일 물치항에서 인근 지역 유치원생과 플로깅을 진행했다. 팀장을 맡은 변규리(시각디자인학과 17학번) 학생은 “아이디어가 현실이 됐다. 미래세대인 아이들에게 새로운 바다 문화를 알려 뿌듯하다”면서도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기관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환경보호 캠페인은 공익적인 목적과 참가자 호응으로 물치항의 다른 축제에서도 적용하기로 결정됐다.

해외 도시 재생 사례에서 영감을 받아, 문화관광형 시장을 제안한 팀은 7월 물치항에 열리는 ‘싱싱 회 축제’에 참가한다. 이들은 획일화된 회 음식이 아닌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튀김을 무기로 뛰어들었다. 고객이 기존 회센터에서 원하는 생선을 구매하면 프라이존(Fry Zone)에서 튀겨준다는 콘셉트이다. “LINC+ 사업단에 지원받아 튀김기를 샀다”는 배성현(시각디자인학과 15학번) 학생은 “기존과 다른 다양한 음식은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음식 외에도 텐트 영화관과 같은 즐길 거리를 제안해 젊은 어촌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수업을 수강한 이하람 학생은 “경희대 재학생의 열정은 다른 누구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 캡스톤 디자인 수업은 노력에 비례해 성취를 얻을 수 있다”며 수강을 독려했다.

“캡스톤 디자인을 넘어, 지속적인 관산학협력을 추진하고 싶다”
프로젝트를 마친 학생들은 캡스톤 디자인 수업이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좋은 기회였다고 입을 모아 얘기했다. 홍주희(시각디자인학과 17학번) 학생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현실적이면서도 꼭 필요한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춰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현민(시각디자인학과 17학번) 학생은 “의뢰인의 니즈를 고려하며 차별점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단순 외관적인 디자인 외에도 심리적, 사회적인 디자인이 필요함을 배웠다”고 말했다.

수업이 협업으로 진행돼 전문적인 조언을 받아 좋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윤정(시각디자인학과 17학번) 학생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관련 기관과 전문가의 도움으로 궤도에 맞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진로 고민이 많은 4학년인데 이번 수업으로 새로운 길을 찾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여원(시각디자인학과 17학번) 학생은 “실제 어촌의 목소리를 들으며 피드백을 받아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현장에 방문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지역 특징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하람(시각디자인학과 17학번) 학생은 “캡스톤 디자인 수업은 사회에서 일하는 경험을 미리 배워볼 좋은 기회다. 경희대 재학생의 열정은 다른 누구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 노력에 비례해 성취를 얻는 수업인 만큼 꼭 들어보길 바란다”며 수강을 독려하기도 했다.

박상희 교수는 “LINC+ 사업단의 도움으로 산학협력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실무 감각에 초점을 맞춘 수업이어서 평범한 방법이 아닌 현장 중심 프로세스로 창의적이면서도 실행 가능한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며 수업을 총평했다. 이어 “한 학기만 진행하는 수업이 아닌 대학이 속한 지역과 연계해 대학과 지역이 함께 발전하는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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