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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장비 모아 함께 쓰며 연구역량 강화한다

2021-07-19 연구/산학

물리학과의 다중차원 물질 융복합 연구센터가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에 선정됐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NFEC)가 주관한 이번 사업은 대학 내 흩어져 있는 연구 장비를 연구 분야별로 모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최대 6년(3+3년)간 연 3억 원 내외를 지원받는다. 사진은 연구책임자인 박용섭 물리학과 교수.

물리학과 ‘다중차원 물질 융복합 연구센터’, 교육부·NFEC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 선정
최대 6년(3+3년)간 연구 장비 이전비, 유지보수, 성능향상비 등 연 3억 원 내외 지원받아
“연구역량 키워 세계적인 수준의 센터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

물리학과의 다중차원 물질 융복합 연구센터가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에 선정됐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NFEC)가 주관한 이번 사업은 대학 내 흩어져 있는 연구 장비를 연구 분야별로 모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중차원 물질 융복합 연구센터는 최대 6년(3+3년)간 연구 장비 이전비, 유지보수, 성능향상비를 비롯해 연구 장비 전담 인력 인건비, 교육 훈련비 등 연 3억 원 내외를 지원받는다. 대학 내 연구 장비 전담 인력의 역할을 제고하고 기초연구 기반을 탄탄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책임자인 박용섭 물리학과 교수는 “물리학과 교수님들이 열심히 참여해주시고 도와주셨다. 사업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교수님들도 장비와 공간을 제공해 주셔서 원활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 사업 선정은 다중차원 물질을 융복합해 그 물질의 특이한 성질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자 연구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구센터 장비를 외부에 제공해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다중차원 물질 융복합해 특이한 성질 규명, 각종 소자에 활용
다중차원 물질 융복합 연구센터는 말 그대로 1, 2, 3차원, 즉 다중차원의 물질을 융복합해 연구한다. 2차원 물질의 대표적인 예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그래핀(graphene)이다. 흑연은 탄소들이 벌집 모양의 육각형 그물처럼 배열된 평면들이 층으로 쌓인 구조인데, 이 흑연의 한 층이 그래핀이다. 그래핀은 흑연을 투명 테이프로 여러 번 뜯어내 만들 수 있다. 강도가 세고 열 전도성이 높을 뿐 아니라 전자 이동도 빨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여러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그래핀이 여러 장 두껍게 겹쳐진 그래파이트(graphite), 황화몰리브데넘(黃化molybdenum) 등 2차원 물질은 잘 미끄러지는 성질이 있어 고체 윤활제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성질 외에도 이들의 전기적 성질을 측정해 소자를 만드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박용섭 교수는 “다중차원 물질 융복합 연구센터는 궁극적으로 2차원 물질을 사용해 좋은 특성, 특이한 특성을 가진 전자 소자를 만들어 지금의 실리콘을 대체하거나 실리콘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라고 센터의 연구 주제를 설명했다.

연구 주제 아래 다양한 특수 장비를 공유해 효율적인 연구 생태계 조성
다중차원 물질 융복합 연구센터의 단기 목표는 다중차원 물질을 융복합해 발광 소자를 만드는 것이다. 박용섭 교수는 “LED같이 빛이 나오는 소자인 질화붕소(Hexagonal Boron Nitride) 또한 2차원 물질인데, 한 장씩 떼어내면 종이나 비닐 같이 전기가 통하지 않는 굉장히 얇은 원자층이 있다”라며 “이를 사이에 놓고 다른 물질을 끼워 넣은 다음 전류를 흘리면 매우 짧은 파장의 자외선이 나온다. 이를 활용해 소자를 만들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왜 이런 빛이 나오는가를 연구하기 위해 표면 분석, 원소 분석, 전기화학적 분석을 위한 여러 장비가 있다. 소자 자체가 1㎛가 안 될 정도로 매우 작기에 이를 만들기 위해서도, 잘 만들어졌나 확인하기 위해서도 전자현미경 같은 장치 또한 필요하다. 여기에 전극을 붙여야 전자 소자가 만들어지는데 이러한 모든 것이 마이크로미터 수준에서 이루어져서 특수한 장비가 필요하다.

박용섭 교수는 “특성을 측정하는 장비, 만들어진 소자의 동작을 측정하는 장비, 물질 자체의 구조를 보는 장비 등 그동안 교수님들이 각자 연구비로 구축해 놓은 것이 상당히 있다”라며 “연구 분야가 조금씩 다르니까 그런 것인데, 이번 기회를 통해 연구 장비를 공유하고, 연구 주제도 같이 세워 효율적인 연구환경을 만드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외부 개방 통해 장비 활용 높이고 수익도 올려
이 사업의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외부 개방이다. 이를 위해 연구 장비를 NFEC에 등록하는데, 외부인은 NFEC에서 장비를 확인해 사용할 수 있다. 박용섭 교수는 “예를 들어 초저온, 약 영하 270도에서 강력한 자기장을 걸고 전기가 어떻게 통하는지 측정하고 싶은데 장비가 없는 경우 센터에 신청하면 외부인도 우리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라며 “그간 NFEC 측에서 많은 연구비를 들여 좋은 장비를 샀는데 활용도가 높지 않았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외부에 개방하고, 연구에 필요한 장비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고 사업의 취지를 다시 한번 설명했다.

연구센터는 외부 개방을 통해 분석료 등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경희대학교 중앙기기센터와 유기적으로 연결해 다중차원 물질 융복합 연구센터 장비를 자율 운영 기기와 같이 운영한다. 최근 중앙기기센터장을 맡기도 한 박용섭 교수는 “중앙기기센터 자율 운영 기기는 교수가 보유한 장비를 외부에 개방하는 것이다. 연구용으로 쓰면서 외부 요청이 있으면 분석이나 측정을 대신해주는 것”이라며 “연구진이 개별적으로 분석료를 받는 시스템이 없는데, 이를 중앙기기센터가 대신해준다. 중앙기기센터가 장비 유지보수에 필요한 비용을 연구센터에 돌려주는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센터에서는 연구용으로 장비를 쓰면서 교내, 교외 등 단계적으로 오픈한다.

지원금 중 일부는 교육 훈련비로 활용한다. 박 교수는 “학부생이 심도 있게 연구할 수는 없겠지만, 다양한 장비를 사용해보면서 후에 취업에도 보탬이 되도록 하는 커리큘럼을 4학년 과목에 넣을 예정이다”라며 “더 나아가 해외의 이와 비슷한 센터, 미네소타대학, 컬럼비아대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과 MOU를 체결해 방학 때 연수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교육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우수한 연구 인력 유치에 힘써야 한다”
연구 장비는 기능별로 나눠 이과대학 건물 6, 7층, 지하에 모인다. 박용섭 교수는 “이번 기회를 통해 교수님들과 함께 어떤 장비를 갖고 어떻게 같이 연구할 수 있을까 논의할 수 있었다. 학과 교수님들이 힘을 모아 진행하며 협동심, 단결심도 키울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궁극적인 목표는 연구력 향상이다. 박용섭 교수는 “컬럼비아대학, 하버드대학, 미네소타대학 등에도 다양한 형태로 이와 비슷한 센터가 있다. 미국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가 지원하는 연구센터에서 최고 수준의 연구 결과를 내고 있다”라며 “우리 센터 또한 다중차원 물질 융복합이라는 키워드에 걸맞은 센터를 잘 구성해 월드 클래스 논문을 꾸준히 발표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게 목표다. 외국에서도 찾아올 수 있는 센터를 만들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박사급, 석사급 전담 운영 인력을 고용해 센터를 운영한다. ‘연구를 잘한다’라는 것은 장비만 갖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박용섭 교수는 “연구 인력이 매우 중요한데 우수한 연구원을 뽑는 일이 많이 어려워졌다. 연구환경을 개선해나가면서 우수한 대학원생을 어떻게 뽑을 것인가를 고민해서 연구역량을 더욱 키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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