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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에 노출된 엄마, 그대로 영향받는 아이

2021-05-28 연구/산학

김주희 간호학과 교수 연구팀이 모유 중 환경호르몬 농도와 생활 습관의 밀접한 연관성을 밝혀냈다.

김주희 간호학과 교수 연구팀, 국내 산모 대상으로 환경호르몬 노출 실태 연구 진행
“잦은 생선·컵라면 섭취, 1회용품·방향제·새가구 사용 등이 고농도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 ‘나쁜 습관’”

연구 책임자 김주희
간호학과 교수

김주희 간호학과 교수 연구팀이 대기오염물질과 고위험 임신 연관성을 밝혀낸 데 이어(관련 기사: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임신 합병증 발생 위험 높여) 이번에는 ‘국내 산모의 모유와 소변 중 환경호르몬 노출 실태와 생활 습관의 연관성’에 대한 논문 네 편을 발표했다. 환경호르몬은 인간의 생식기, 면역, 신경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맥락에서 임산부와 산모가 생활 습관에서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면, 모유를 통해 신생아와 영유아에게도 환경호르몬이 검출된다는 게 이번 연구의 시사점이다. 소변에서 환경호르몬 농도를 확인하는 연구는 활발하지만, 모유에서 15개의 환경호르몬 농도를 분석한 연구는 드물다.

고위험 임신은 정상 임신에 비해 임신성 당뇨, 임신성 고혈압, 조산, 사산 등과 같은 임신 합병증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는 임신을 의미한다. 임신 합병증은 사회경제적 특성, 유전,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번 논문은 대기오염물질과 고위험 임신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국내 221명 산모 모유서 ‘비지속성 환경호르몬’ 분석
이번 연구는 연세대 강대용 교수, 센트럴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이우형 교수, 텍사스 주립대학교 김도형 교수와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지난 2018학년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국내 221명 산모의 모유에서 발견한 ‘비지속성 환경호르몬’을 분석했다. ‘프탈레이트 대사체(phthalate metabolites)’ 10종, ‘파라벤(parabens)’ 3종, ‘BPA(bisphenol A)’, ‘트리클로산(triclosan)’이 분석 대상이다.

분석 결과, 모유 중 프탈레이트는 5.4~83.3%, BPA·파라벤·트리클로산은 25.8~88.2%가 관찰됐다. 모유 중 잦은 생선·컵라면 섭취, 1회용품·플라스틱 음식 용기 사용, 방향제·로션·메이크업·새가구 사용 등이 고농도 환경호르몬으로 검출되는 데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은 ‘Associations of lifestyle factors with phthalate metabolites, bisphenol A, parabens, and triclosan concentrations in breast milk of Korean mothers’라는 제목으로 환경보건학분야 상위국제저널인 <키모스피어(Chemosphere)>에 게재됐다.

국내 산모의 모유에서 발견한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 농도는 해외 선행연구결과에 비하면 비교적 낮은 수준이지만, 임산부와 영유아에게는 주의가 필요한 수치다.

“아이 위해 환경건강정보 익히는 등의 노력 필요”
연구팀은 1년 후 산모와 영유아를 추적조사했다. 이들의 소변에서 환경호르몬 농도를 분석한 결과 산모의 소변에서는 프탈레이트·파라벤·BPA·트리클로산 등의 환경호르몬이 59~100% 검출됐고, 영유아에게서는 42~93% 관찰됐다. 특히, 영유아의 소변 중 환경호르몬 농도는 산모의 소변 중 환경호르몬 농도보다 높았는데, 이는 비슷한 농도의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더라도 영유아가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생아와 영유아는 빠른 세포 성장과 불완전한 대사로 성인보다 더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5분 간격으로 실내 중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 프탈레이트·BPA·트리클로산과 미세먼지의 연관성도 확인했다. 또, 프탈레이트·에틸파라벤과 산후우울증의 연관 가능성도 밝혀냈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세 편의 연구는 환경보건학분야 국제저널인 <국제환경연구보건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지속성(Sustainability)>에 게재됐다.

연구를 진행한 김주희 교수는 “비지속성 환경호르몬은 반감기가 6~29시간 정도로 짧아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환경에 민감한 산모와 영유아는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환경유해인자 노출을 100% 차단하기는 어렵지만, 환경건강정보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서 불필요한 노출을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연구팀은 지난 3년간의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오는 2024년 2월까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환경민감그룹의 환경유해인자노출감소를 위한 언택트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글 손은주 eve@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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