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경희만의 ‘VR 해부학’ 교육 콘텐츠 개발 나선다
2021-06-09 교육
VR·AR 콘텐츠 개발(1) 의과대학 해부학
‘해부학’ 강의에 VR 프로그램 활용, 학생 이해 도와
시중 프로그램 장단점 수집, 의학 정보 활용해 새로운 프로그램에 반영
에듀테크(Edutech)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결합어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차세대 교육을 말한다. 디지털 뉴노멀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 교육 분야의 변화이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은 교육분야에 적용되는 주요 기술로 실감형 교육과 몰입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관련 산업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경희는 2020년 12월 ‘첨단 테크놀로지 콘텐츠 설계 및 교육적 활용’ TF를 출범해 디지털 뉴노멀 시대를 고려한 양질의 가상현실, 증강현실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VR·AR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실험과 실습 교과목에 적합한 교육 콘텐츠를 만든다. 이번 학기에는 총 3개의 강의에서 콘텐츠 준비를 시행하고 있다. 의과대학 ‘해부학’ 강의와 간호과학대학 ‘아동간호학실습Ⅱ’, 공과대학 ‘CAD/CAM’ 강의가 그것. 첫 번째로 김도경 교수가 진행하는 ‘해부학’ 강의 현장을 찾아 경희가 준비하는 VR·AR 콘텐츠에 대해서 알아봤다.<편집자 주>
지난 5월 말 의과대학 7층 강의실은 ‘해부학’ 수강생들의 놀람의 탄성으로 가득했다. 지하 실습실에서 실습을 진행하던 학생들이 조별로 7층 강의실을 찾았다. 이 강의실에서는 VR 강의가 한창이었다. 한 학생은 지방과 근육을 제거한 상태의 장기를 진지한 얼굴로 마주하고 있었다. 강의를 진행하던 김도경 교수는 “오늘의 강의는 경희만의 VR 강의 콘텐츠를 만드는 기초가 된다. 여러분의 피드백이 더 좋은 강의를 위한 기반이다”라며 학생들을 독려했다.
‘첨단 테크놀로지 콘텐츠 설계 및 교육적 활용’ TF 마련 콘텐츠 구체화
VR은 기술로 만들어낸 실제와 비슷한 특정 환경과 상황, 그 기술 자체를 의미하는 말이다. 프로그램으로 만든 공간은 실제와 같은 현실감을 준다. 이런 이유로 실습이 필요한 다양한 강의들에서 VR 기술 활용 가능성을 시험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디지털 혁신 기술 확대로 VR, AR의 교육적 활용에 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경희가 디지털 뉴노멀 시대를 고려한 양질의 VR, AR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2020년 12월 관련 TF를 마련해 콘텐츠를 구체화하고 있다.
TF 활동으로 의예과의 김도경 교수와 의학과 진상욱 교수, 간호학과 신현숙 교수, 산업공학과 엄주명 교수가 2021학년도 1학기 강의에서 그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의예과의 김도경 교수는 ‘해부학’ 강의에서 이미 출시된 VR 해부학 프로그램을 활용해 강의를 진행하고 각 프로그램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경희만의 해부학 VR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김 교수는 “최종적으로 메타버스(metaverse) 형태로 강의를 개설하고 싶다. 학생들이 각자의 집에서 온라인에서 강의실을 찾아 강의할 수 있는 순간을 상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강의에서 3~4개 정도의 프로그램을 번갈아 사용한다. 어떤 프로그램은 혈관을 보기에 좋고, 어떤 프로그램은 외부 장기를 관찰하기 좋다. VR 프로그램은 화면에 극적인 효과가 있어 학생이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시신을 해부하는 카데바 실습 이후에 VR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습 중 잘 보지 못한 부분을 찾을 수도 있다. 어떤 프로그램은 환자의 건강 상태를 선택할 수 있어 해당 상태의 장기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획일화된 교보재에 VR은 새로운 가능성, 메타버스 설계 구상
김 교수는 “해부학은 의학 분야에서는 전통적 과목으로 교보재가 획일화됐다. 모형은 접근성이 떨어지고 책은 아무리 좋아도 2D이다”라며 “그렇기에 해부학 실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실습도 완벽하진 않다. 책으로 본 신체도 실제로 해부를 하다 보면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라고 VR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또한 “해부학에서는 인체에 대한 3차원적 사고가 중요한데, VR은 당연히 3차원으로 신체의 3차원적 구조를 이해하기 적합하다”라고 말했다.
의과대학이 개발하는 해부학 프로그램에는 장기와 혈관의 영상만이 아니라 해당 장기의 MRI, CT 사진 등도 추가할 예정이다. 실제 진료 환경과 유사하게 구성해 학생의 이해를 돕는다. 정상 상태와 병적 상태를 모두 확인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어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영상의학과의 도움을 받아 실제 환자들의 데이터도 모으고 있다. 경희 의대는 의료원이 있어 카데바 수급에 어려움이 없어, 실제 해부학 실습이 원활한 편이다. 그럼에도 있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VR이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해부학’ 강의의 조교로 참여하고 있는 안재하 학생(의학과 19학번)은 VR 강의의 시작부터 함께 했다. 강의에 사용할 프로그램을 구매해 설치하고, 해당 기기들을 먼저 실습했다. 어쩌면 VR 강의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학생이기도 하다. 이 학생은 “여러 프로그램을 사용해보니 불안정한 측면들이 눈에 보였다. 이런 부분을 찾아 교수님과 경희대만의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한다”라며 “VR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실제 해부에는 촉감이 느껴지는데 이런 부분은 불가능하다”라며 VR의 한계점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VR·AR 강의 콘텐츠 개발은 총장님을 비롯한 학교 보직 교수님들의 큰 관심과 교육혁신사업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런 응원과 도움이 지금까지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다”라며 “의학계열 TF에는 자문위원도 있다. 건축학과 김대진 교수님과 의예과 허영범 교수님, 컴퓨터공학과의 전석희 교수님이 그들인데, 오늘 같은 VR 강의를 시행할 수 있게 자문해주셨다. 이분들의 의견이 수업의 곳곳에 묻어있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강의에 참여한 학생들은 대부분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안재하 학생은 “실제 해부학만이 아니라 생리학에서도 도움을 받을 것 같다는 학생의 평이 있었다. 신체에는 해부하기 어려운 구조물도 있는데, VR로 사전에 확인해 접근 방식을 고민해볼 수도 있다”라며 VR의 장점도 설명했다. VR 강의는 해부학과 더해 예습과 복습에 큰 도움이 될 예정이다. 경희가 꿈꾸는 VR 해부학은 그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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