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10년 전의 고마움에 보답합니다”

2021-03-31 교류/실천

전국대학노동조합 경희학원지부가 조합원의 마음을 모아 5천 백만 원 기부를 약정했다. 사진은 기부약정서 전달식 참석자 모습. 사진 왼쪽부터 경희대 대외협력처 박성화 팀장, 윤여준, 오종민 대외협력처장 한균태 총장, 백영란 경희지부 지도위원, 조영순 여성위원, 박경규 지부장, 정태일 수석부지부장.

전국대학노동조합 경희학원지부 기부금 약정식 개최
“정규직 전환과 학생 연대에 대한 감사한 마음 표현할 기회”

전국대학노동조합 경희학원지부(이하 경희지부) 백영란 지도위원은 2011년 노동조합을 만들던 때가 생생하다. 용역회사의 청소노동자라는 신분으로 마음 맞는 동료들과 이리저리 뛰며 노동조합원을 모으기도 했다. 마음 따뜻한 기억도 있다. 총학생회의 제안으로 2011년 1학기 등록금 인상액의 0.5%를 모아 휴게실을 개선해줬다. 에어컨을 설치했고, 공간도 쾌적해졌다. 백 지도위원은 “항상 학생과 대학에 고마운 마음이 있다. 이런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달하기 위해 기부에 동참하게 됐다”라며 2011년을 회상했다.

자회사 설립으로 청소노동자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없는 경희대 만들기’ 노력
2017년 7월, 경희대가 자회사를 설립해 청소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 발표되며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청소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은 많았으나 실현이 어려웠고, 이를 실천한 선례가 됐다. 이후 3년이 지났다. 그동안 경희대는 노사협의로 기능직의 정규직 전환, 산학협력단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실현했다. 2019년에는 국내 사립대학 최초로 기능 직종 22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비정규직 없는 경희대 만들기’ 위원회를 만들어 대학과 노동조합이 논의해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경희지부 조합원 107명이 약 5,123만 원 기부를 약정했다. 이에 대학은 기부금 약정식을 개최해 이 소식을 반겼다. 약정식에는 경희대학교 한균태 총장과 양 캠퍼스 대외협력처 윤여준·오종민 처장, 경희지부의 박경규 지부장, 정태일 수석부지부장, 백영란 지도위원, 조영순 여성국장 등이 참여했다.

한 총장은 “너무나 소중한 기부에 고마운 마음을 표할 방법을 찾다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라고 약정식 개최의 이유를 밝히며 “기부는 의미가 좋아 말은 쉽게 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에게 일일이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부는 액수보다 정성과 마음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십시일반 모은 이 돈은 더 큰 의미가 있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박 지부장은 2017년 경희지부 설립 이후의 활동을 돌아보며 “청소노동자와 기능직을 정규직화하고 ‘비정규직 없는 경희대 만들기’ 위원회를 설립하는 등의 성과는 경희지부의 요구 때문만이 아니다. 경희대가 가진 경희가족정신과 소통과 화합의 정신이 담긴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지난 10여 년간 학령인구의 감소와 등록금 동결, 코로나19 등으로 한국의 모든 대학이 재정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객관적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어떨까 생각하며 조합원의 마음을 모았다. 조합원의 호봉 승급분인 급여의 1.5%를 모으려 했고, 많은 분들이 흔쾌히 참여해주셨다”라고 기부의 이유와 과정을 밝혔다.

참가자들의 환담 이후에는 기념 촬영이 이어졌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밝은 표정을 감추진 못했다. 박 지부장도 “경희지부의 조합원들은 정규직화로 정년까지 안정적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 ‘학원의 민주화, 사상의 민주화, 생활의 민주화’나 ‘문화세계의 창조’와 같은 우리 대학의 설립 정신을 이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라며 조합원들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백 지도위원은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외치면서 대학과 얼굴을 붉히는 일이 많았는데, 이런 좋은 일로 만나게 돼 더 기쁜 마음이다”라며 밝게 웃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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