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열정으로 뭉친 학생들의 요식업 창업기
2021-04-02 교육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단 청년식탐²[探:貪] 1기-그린브로스샐러드
다양한 구성 가능한 샐러드로 개업, 헬스 앤 웰니스 트렌드 반영
조리·서비스경영학과 전공과 실무 경험 접목해 창업까지 나아가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단의 외식 창업 프로젝트 ‘청년식탐²[探:貪]’ 1기가 개업을 앞두고 있다. 청년식탐²은 ‘청년들의 외식 창업 성공을 위한 음식을 탐구하고 그 음식을 탐나게 하라’라는 의미를 담은 사업이다. 지난해 9월부터 모집을 시작해 올해 1월에 ‘그린브로스샐러드(Green Bros Salad)’가 최종 선정됐다. 경희대 조리·서비스경영학과 16학번 김성수·허승 학생이 창업한 그린브로스샐러드는 ‘헬스 앤 웰니스(Health and Wellness) 트렌드를 반영한 식·음료 분야’라는 이 사업의 목표와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가는 서류와 실기로 진행했다. 선정팀에게는 창업공간, 집기, 인테리어 및 1년 2천만 원 한도 내 창업지원금, 수도광열비 등과 관련 분야 전문가 멘토링을 지원한다. 실기에는 조리시연 부분을 포함해서 계획서만이 아니라 판매할 음식의 맛과 외형 등의 요소를 모두 확인했다. 그린브로스샐러드는 4월 1일 홍릉바이오·의료창업센터(동대문구 회기로 111) 1층 창업공간에 개업했다.
“열정, 열정, 열정” 넘치는 열정으로 만든 그린브로스샐러드
“열정, 열정, 열정” 개그맨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유행어로 채널에 등장하는 산악회의 회장이 항상 외치는 말이다. 김성수·허승 학생은 이 유행어를 외치며 밝은 모습을 유지했다. 실제로 이들의 모습에는 열정이 가득하다. “무조건 성공하겠다. 실패할 생각이 없다”라는 허승 학생의 말이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청년식탐² 참여를 독려한 김성수 학생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던 허승 학생, 이들은 이 프로젝트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성수 학생은 취직을 첫 번째로 생각하지 않는다. 대외 활동을 하면서 ‘브랜딩’ 관련 강좌를 듣고 ‘나 자신을 브랜딩하자’라는 생각이 든 이후 올곧게 세운 목표이다. 허승 학생은 외식업에서 받은 회의감을 김성수 학생과 함께 극복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현장에서 일을 해오며 ‘현실과 꿈’의 괴리를 느꼈다. 서울 생활도 접고 농사를 짓기 위해 전남 광양으로 내려갔었다. ‘외식업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지만 대학 입학 후 가족처럼 지내던 김성수 학생의 제안에 급히 상경했다.
그린브로스샐러드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샐러드를 파는 가게이다. 요새 유행하는 샐러드 체인과의 가장 큰 차이는 ‘맛’이다. 김성수 학생은 “샐러드는 식상한 아이템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풀을 뜯어 먹고 살았다(웃음). 과거에 샐러드라는 아이템으로 청년 창업 공모전에 나갔다가 본선에서 낙선했던 경험이 있어 본선 진출로만 만족하려 했지만, 샐러드의 재미에 더 빠졌다”라며 “샐러드는 먹고 싶은 조합을 머릿속으로 생각해서 다양한 변주를 줄 수 있다. 주력 상품 중 하나인 ‘키토롤’은 원래부터 머릿속으로 갖고 있던 아이템이었다. 생각만 하다가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서 이미 있는 상품인 것을 알게 됐고, 내가 가진 기술을 활용해서 판매하기로 했다. 샐러드와 키토롤 모두 맛에는 자신 있다”라며 메뉴를 소개했다.
서로에 대한 신뢰로 성수 2호점과 뉴욕 30호점 위해 노력
김성수 학생의 말처럼 그린브로스샐러드의 주력 상품은 샐러드와 키토롤이다. 샐러드는 비건 샐러드와 닭고기, 소고기를 넣거나 연어를 넣은 샐러드 등을 준비했다. 닭고기와 소고기는 ‘수비드(Sous-Vide)’ 조리법을 사용했다. 낮은 온도에서 오랜 시간 고기를 익히는 조리법으로 부드러운 식감이 장점이다. 키토롤은 탄수화물을 넣지 않은 롤이다. 김밥과 유사하지만, 밥 대신 계란 지단을 썰어 넣었다. 다이어트식으로 주목받는 메뉴이다. 건강을 생각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그린브로스샐러드의 특성과 잘 맞는 메뉴들이다.
두 학생은 서로를 깊게 신뢰한다. 김성수 학생은 요리에 대한 자부심과 세세함을 갖고 있다. 요리사의 자질이기도 하다. 허승 학생은 다양한 외식업 경험으로 운영에 장점이 있다. 매장 경영에 대해 전반적으로 담당한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이로 의견을 존중하며 개업까지 나갈 수 있었다. 두 학생은 2016학년도의 입학부터 친해졌다. 허승 학생은 “입학해서 처음 만난 성수 형이 집을 구하고 있었는데, 집을 아직 못 구했으면 같이 살자고 했고, 잠깐이지만 함께 살았다. 거의 모든 일을 같이 하면서 가족처럼 친해졌다. 제 당구 선생님이기도 하다”라며 둘의 인연을 설명했다.
두 학생의 1차 목표는 ‘성수동 2호점’이다. 이미 계획도 세웠다. 작은 비용으로 영업을 시작할 수 있는 공유주방에 업장을 만들어 배달 장사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김성수 학생은 “공유주방에서 배달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메뉴의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이라 고객들은 선택지가 적길 바란다. 메뉴를 보고 고민하지 않게 자신 있는 메뉴만 맛있게 만들어서 제공할 것이다”라며 “음식에 대해서 직접 볼 수도 없고, 매장처럼 설명을 들을 수도 없어 미니멀(minimal)하게 만들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린브로스샐러드의 30호점은 뉴욕에 세울 생각이다. 허승 학생은 “30호점은 뉴욕이다. 허황한 꿈일 수 있지만, 꿈을 크게 잡고 우리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캠퍼스타운조성사업은 꿈으로 다가갈 수 있는 첫 단계이다.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단의 직원들도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매장에 나와 메뉴판 제작과 매장 시설물 설치를 도왔다. 두 학생의 도전이지만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단의 도전이기도 하다. 이런 도움에 대한 보답의 마음으로 두 학생은 매출의 일정 부분을 창업활동 지원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전공은 경험에 더해 눈을 뜨이게 하는 요소”
대외 활동과 아르바이트, 취업 경험은 두 학생이 사업을 구체화 하는 데 도움을 줬고, 전공 수업은 보이지 않는 버팀목이 됐다. 조리·서비스경영학과의 전공 강의들이 이들의 시야를 넓혀줬다. 김성수 학생은 “내가 몰랐던 것을 발견하게 하는 것이 대학 수업이다. 엄청난 정보를 주기보다도 시야를 트이게 한다. 제일 팔고 싶은 메뉴를 메뉴판에 어디에 위치해야 할지, 메뉴의 순환은 몇 개월 주기로 해야 하는지와 같은 체득하기 힘든 내용을 배울 수 있다”라며 학과 수업에 관해 설명했다.
조리특기자로 입학한 허승 학생도 “조리특기자로 요리만하다가 경영에 관해서 배웠다. 원가 관리, 회계, 마케팅 같은 분야인데, 너무나 큰 도움이 됐다.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을 무조건 적용할 순 없지만 근무하면서 지속해서 적용할 수 있었다”라며 “매장에서 일하면서 이론을 조금씩 접목하면 더 배울 수 있다. 이것도 눈이 뜨이는 일이다. 고등학교 후배나 대학을 다니지 않는 동료 요리사들에게 대학을 꼭 다니라고 추천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열정이 넘치는 이들답게 구성원에게 전하는 인사말도 패기 넘쳤다. 김성수 학생은 “사실 친구가 별로 없어서 누구를 정해서 전하기보다 구성원 모두에게 한마디 전하고 싶다. 코로나19로 등교를 못해서인지 학생들이 애교심을 가질 기회가 적은 것 같다. ‘청년식탐²’과 같은 좋은 사업이 우리학교에 많으니 잘 찾아보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샐러드를 팔아서 집을 살 수 있을 때까지 해보겠다”라고 말했고, 허승 학생은 “그린브로스샐러드는 우리가 경희대 학생이라 가능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커피도 무료이다”라고 밝혔다.
그린브로스샐러드가 위치한 홍릉바이오·의료창업센터 1층은 음식점과 문화 체험, 공방, 세미나 등 다양한 활용법을 고민 중이다. 요식업과 함께 지역 주민이 모여 담소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단의 목표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다양한 분야를 준비하고 있다. 사업단의 의지와 참여 학생들의 열정, 청년식탐²의 첫 사례가 성공으로 마무리되길 바라는 이유이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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