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수원이 깨끗해지는 FUN한 아이디어, ‘수원E 깨끗해’
2020-09-23 교육
변지현·이예림·임수빈 학생, ‘2020 지속가능 리빙랩 아이디어 경진대회’ 수원시장상 수상
시민과 함께 환경도시 수원을 만들어가는 통합 플랫폼 ‘수원E 깨끗해’ 제안
“전공교육, 경희컨벤션학회 팀 프로젝트 통해 문제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 체득해”
컨벤션경영학과 변지현(15학번), 이예림(16학번), 임수빈(16학번) 학생이 모인 ‘우연’ 팀이 ‘2020 지속가능 리빙랩 아이디어 경진대회: 지역대학이 수원시에 묻다(ASK)’에서 대상인 수원시장상을 수상했다. 2020 지속가능 리빙랩 아이디어 경진대회는 수원시가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도시재생 사업의 효과를 높이고자 열린 리빙랩(Living Lab) 방식의 경진대회이다. 경희대·성균관대·아주대 LINC+사업단이 주관하고, 수원시, 수원시의회,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이 주최했다.
지난 6월부터 추진된 이번 경진대회는 8월 말 막을 내렸다. 총 58개 팀 159명이 참가해 아이디어를 뽐냈고, 총 6개 팀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아쉽게도 코로나바이러스19로 시상식은 열리지 않았다. 수원시장상 수상팀에게는 2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우연 팀의 아이디어는 수원시 환경과 정책에 반영될 예정이다. 한편 경희대의 김소혜(관광학과 18학번), 박주혜(문화관광콘텐츠학과 18학번) 학생은 LINC+사업단장상을 받았다. 우연 팀을 서울캠퍼스 오픈랩에서 만났다.
시민 참여 높이는 통합 플랫폼으로서 애플리케이션 제안
Q. 대회는 어떤 계기로 출전하게 됐나? 팀 결성 과정도 궁금하다.
변지현(이하 지현): 고향이 대구인데 대학교 2학년 때 대구에서 열린 도시재생 관련 공모전에 나간 적이 있다. 도시의 문제를 확인하고, 바꿔나가는 작업을 흥미롭게 느껴 이후 도시재생, 사회문제 등에 지속해서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번에 수원시에서도 비슷한 대회가 열리기에 참가해보고 싶었다.
팀원들은 경희컨벤션학회에서 만났다. 내가 팀장으로 활동할 때 새내기로 온 친구들이다. 후배들이 다음 운영진을 하게 되면서 연락을 이어나갔다. 경희컨벤션학회는 행사를 기획하고 개최하는 활동을 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디어를 내고 무언가를 기획하는 데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 됐다. 이번 대회에 나가려고 할 때 함께 잘할 수 있는 친구들이 누굴까 고민하다 후배들이 생각났다. ‘마지막으로 대학 생활을 불태워보지 않을래?’라며 연락했다.(웃음)
임수빈(이하 수빈): 경희톡 애플리케이션에서 팝업으로 대회 개최 소식을 먼저 접했다. 그러다 지현 언니가 함께하자고 연락이 와서 대회에 나가게 됐다. 학회에서 만난 인연이기도 하고, 지난 학기 때 두 명씩 수업이 겹치기도 했다. 우연한 만남의 연속으로 결성된 팀이라 생각해 팀 이름도 ‘우연’이라고 지었다.
Q. 수원시장상을 수상한 프로젝트 ‘수원E-깨끗해’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
이예림(이하 예림): 처음에는 환경 분야에 집중해 주제를 고민했다. 조사하다 보니 이미 수원시에서 환경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고, 관련 행사도 자주 개최하고 있었다. 그런데 환경 행사에는 참여하는 사람만 계속 참여한다는 한계가 있었고, 청년층의 참여율이 다소 낮다는 것도 알게 됐다. 무엇보다 수원시민 스스로 수원이 내세운 환경도시라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환경 행사 홍보 채널이나 신청 루트도 모두 달랐다. 소셜 미디어와 홈페이지, 메일이 혼용되고 있었다.
우리는 이를 한데 모으는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애플리케이션을 제안했다. 먼저 행사 홍보, 참여 루트를 담아 시민의 접근성을 높였다. 더 많은 사람이 즐겁게 환경 행사에 참여하고, 많은 사람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에코마일리지를 도입하자는 아이디어도 냈다. 보상이 있으면 더 열심히 참여하게 되지 않나. 수원시 공유 자전거 ‘반디클’과 연동해 자전거를 이용하면 포인트를 주고, 텀블러를 사용하면 마일리지를 쌓는 아이디어도 냈다. 에코마일리지를 수원시 지역 화폐인 수원 페이와 연계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방안을 실질적으로 제안했던 점이 심사위원들의 흥미를 끌지 않았나싶다.
수빈: ‘수원이’라는 수원시 캐릭터가 있다. 우리 프로젝트 이름이자 통합 플랫폼의 이름인 ‘수원E 깨끗해’는 수원시 캐릭터 수원이와 Eco를 합성해 지었다. 수원이가 홍보가 잘 안 돼 시민이 지역의 캐릭터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알리기 위한 홍보비용도 만만치 않다. 우리는 애플리케이션에서 마일리지를 활용해 수원이를 직접 꾸미고 SNS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도 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비용 절감이나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플랫폼은 지역에서 이미 하는 것들, 그러니까 환경 행사라든지 공유 자전거, 캐릭터, 지역 화폐 등을 연결하면 효과가 훨씬 높아지는 법이다. 생활 속의 친환경 행동을 에코마일리지로 보상받으면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와 지역주민을 연결하는 플랫폼 아이디어가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
발상의 전환이 아이디어 창출 이끌어
Q. 대회 참가 후 배운 점이 있다면?
예림: 현재 도시재생이 국가 핵심 사업 중 하나여서 실제로 지자체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자체 측에서 정책을 만들어 놨는데 홍보가 잘 안 된다는 게 고민이라고 하더라. 우리도 이 부분이 핵심 포인트였다. 사실 우리의 결과물이 엄청나게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낸 것은 아니다. 이미 만들어놨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거나 홍보가 잘 안 된 것을 제대로 활용하고 홍보하는 방안이다. 예상보다 심사위원들의 반응이 좋았다. 공모전에 참가하는 친구들도 이미 있는 것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수빈: 하나를 기획할 때 생각보다 더 많은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미 수원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많아 주제 선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에코마일리지 활용 방안을 고민하면서 ‘어떻게’를 해결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팀원들과 논의하며 엮어 나갔는데, 여러 부분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현: 대학생으로서 해보는 마지막 팀 프로젝트라 생각했는데 합이 너무 잘 맞아서 준비하는 내내 즐거웠다. 주제 선정 과정에서 도시재생이 필요한 공간을 답사하러 수원시에 직접 갔는데, 이미 ‘재생’돼 있었다. 하필 폭우 경보가 내려진 날이어서 카페로 피신한 후 다시 고민했다. 모두 다 돼 있다는 것을 뒤집어 생각해 ‘있는 것을 모으자!’ 하는 순간 잘 풀렸다. 아이디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인터넷으로 조사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얻는 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정 지역을 선택하지도 않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의심하기도 했는데, 사람들이 좀 더 환경 이슈에 가깝게 다가가는 플랫폼에 초점을 맞췄던 것이 다른 팀과 차별화한 점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사람들이 직접 쓰레기를 줍고, 텀블러를 사용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발상의 전환이 아이디어 창출에 보탬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
Q. 준비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예림: 수원시에 두 번 갔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한 번은 폭우 경보가 내려졌고, 발표하러 갔을 때는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웃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확산 우려로 발표장에 혼자 들어가 발표를 해야 해서 10분에 맞춰 준비했는데, 긴장했는지 조금 빨리 끝났다. 그래도 심사위원들께서 이런 아이디어를 잘 활용하면 좋겠다고 소감처럼 말씀하셔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다르게 사고하는 방식 배웠다
Q. 경희교육에서 영향을 받은 게 있다면?
수빈: 컨벤션경영학과 수업 중에 도시마케팅론, 컨벤션브랜드마케팅론 같은 수업이 있다. 이런 수업에서 한 주제에 대해 문제점을 찾고, 이를 개선해나가는 방향을 찾는 팀 프로젝트를 많이 경험했다. 이러한 수업 방식이 이번 수상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현: 학교생활 전반을 돌아보면 팀 프로젝트를 많이 했다. 시민교육을 수강하면서는 학교 앞 마을버스 정류장 줄이 길면 횡단보도를 건너기 어려우니 ‘틈을 주자’는 주제로 활동한 적도 있고, 전공 수업에서는 도시 브랜딩, 도시 마케팅을 배우며 팀 프로젝트를 많이 했다. 환경 분야에 관심이 많아 사회적 기업과 환경을 연결하는 주제로 독립연구를 수행하기도 했다. 학회를 하면서는 기획에 익숙해졌다. 이런 경험이 서로 연결돼 공모전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문제를 찾아내고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취업 준비에도, 취업 이후에도 중요한 포인트 같은데 이를 미리 해본 경험이 도움이 됐다.
예림: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다르게 사고하고,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경험했다. 전공 수업과 학회에서 팀 프로젝트를 수도 없이 경험하며 팀 프로젝트에 자신감 있었다. 그래서 시간 낭비 없이 일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Q.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지현: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아 글로벌봉사팀에서 진행하는 해외 봉사에 다녀오기도 했고, 사회적 기업에서 인턴을 하는 등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꿔나가는 데 힘을 보태고 싶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 좋겠다는 가치관을 대학 생활하면서 견고히 다졌다. 관심 분야에 취업하든지, 그렇지 않더라도 관련 활동을 하며 관심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수빈: 이번에는 환경 분야에서 하나의 플랫폼을 기획하고 제안하는 활동을 해봤는데, 평소 학회에서 활동할 때도 기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재밌어한다. 문화 분야에 관심 있는 만큼 문화 기획 쪽으로 진출하고 싶다.
예림: 아직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정확히 모르겠다. 이번 공모전을 준비할 당시 나는 무엇을 해야 하지?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던 상태였는데,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으며 나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성취감을 얻었다. 아직은 진로에 대한 정확한 계획이 없으나, 젊음을 믿고 여러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나의 진로를 천천히 찾아갈 것이다.
글 박은지 sloweunz@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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