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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구성은 물론 발표 실력도 탁월”

2018-06-22 교육

유선민 학생은 “병원실무실습을 하며 바이오의약품이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한 줄기 빛이라는 것을 느꼈다. 효능이 좋은 만큼 상당히 비싼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게 바이오시밀러이다. 논문을 쓰며 바이오시밀러의 비전 및 과제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어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유선민 학생, 서울지역 약학대학생 영어논문 경시대회 대상 수상
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 방안 연구
2018 아시아약학연맹(FAPA) 마닐라총회 참가 기회도 얻어

국내 의약품 시장이 연 1~2%대 저성장에 머무르면서 국내 제약회사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지난해 3분기까지 의약품 수출액은 3조원. 그중 바이오시밀러(biosimilar)가 30%를 차지했다. 유럽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국산 바이오시밀러는 일본, 미국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생물의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효과를 인정받으면서도 가격은 약 40% 저렴하다. 이 때문에 의료비 절감을 고민하는 전 세계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바이오시밀러 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대한 국내 인식 저조  
유선민(약학과 11학번) 학생도 바이오시밀러에 주목했다. 관심사를 확장해 논문 ‘Biosimilars in global market and the role of pharmacists(바이오시밀러 세계시장과 약사의 역할)’을 썼다. 좋은 결실도 맺었다. 지난 5월 처음으로 열린 ‘서울지역 8개 약학대학생 영어논문 경시대회’에서 대상을 받게 된 것이다.

덕분에 유선민 학생은 오는 10월 필리핀에서 열리는 ‘2018 아시아약학연맹(FAPA) 마닐라 총회’ 참가경비 전액을 지원받고, 논문 발표 기회도 얻게 됐다. 서울시약사회와 국제위원회가 추진한 이번 경시대회에는 7개 팀, 총 10명이 참여했다. 유선민 학생 외에도 약학과 이수연(13학번) 학생, 한 팀으로 출전한 이상민(15학번), 정승호(15학번) 학생이 장려상을 수상했다.

유선민 학생은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노력했는데, 결과가 좋아서 만족스럽다”라며 “많은 도움을 주신 약학과 정성현 교수님께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유선민 학생은 바이오시밀러 관련 기존 연구를 검토하고, 문제점과 해결 방향을 논문에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를 맡은 한은영 덕성여대 약학대학 교수는 “학부생임에도 불구하고 수려한 논문 구성과 뛰어난 발표 실력에 깜짝 놀라울 정도로 심사하는 동안 내내 즐거웠다”고 평가했다.

바이오시밀러의 효능과 약사의 역할에 주목
바이오의약품은 화학합성에 의해 만들어지는 합성의약품과 달리 생물체를 이용하거나 유전자재조합·세포융합·세포배양 등 생물공학 기술로 생산되는 의약품이다. 바이오의약품 중 항체의약품은 복잡한 분자구조로 개발과 생산이 어렵지만 질병 원인물질에만 반응해 부작용이 적고 치료효과가 매우 우수하다. 항체의약품은 현재 각종 자가면역질환이나 암 등 난치성 질환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이 바이오시밀러이다. 합성의약품은 복제약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100% 동일하게 제조되지만, 생물의약품은 염기서열이 동일해도 세포배양 등 제조과정에서 미세한 오차가 발생하기에 오리지널 의약품과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시밀러(similar, 유사한)’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의약품보다 공정, 개발과정에 드는 비용이 적어 가격이 저렴하다. 덕분에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활발하게 사용되지 않고 있고, 유럽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낮다는 게 유선민 학생의 설명이다.

안전성이나 효능 관련 문제도 있다. 일반 화학의약품은 복제의약품의 구조가 100% 일치하지만,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의약품의 작용기전에 핵심이 되는 구조 외의 부분은 소폭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유선민 학생은 이러한 부분이 약물감시 (PV, PharmacoVigilance)의 중요성을 더 부각시킨다고 말한다. 실제로도 바이오시밀러는 의약품 부작용 보고 시 대부분 성분명이 아니라 상품명으로 보고가 되고 있다.

유선민 학생은 “최근 한 논문에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투여(switching)한 90건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사이에 안전성과 치료효과, 면역원성(면역을 성립시키는 성질, 免疫原性)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했다”라며 “최근 개발되고 있는 항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장기간 약물감시를 통해 품질을 보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논문에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유선민 학생이 강조한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약사들의 역할이다. 유선민 학생은 약을 올바로 처방했는데도 환자가 의심을 품으면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 노시보 이펙트(Nocebo effect)를 언급하며, “이것이 바이오시밀러 사용과정에 장애요인으로 자리 잡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영화배우 떠올리며 시선 처리, 손동작까지 연습”
특히 환자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정확한 정보 전달이 매우 중요하다. 유선민 학생은 “바이오시밀러가 믿을 만한 기관인 미국 식품의약국(FDA)나 유럽 의약품청(EMA)에서 인정받았고, 전임상 및 임상시험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효능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등 의사와 환자의 가운데서 약사들이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약대생 영어논문 경시대회는 사전에 영어논문을 제출하고, 대회 당일 영어로 발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발표에 어려움은 없었을까. 발표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는 유선민 학생은 “아무래도 영어로 진행되다보니 노력을 훨씬 더 많이 했다”라며 “대본을 외우는 것은 기본이고, 강의실을 빌려 시선처리, 말투, 손동작을 연습했다”라고 말했다.

유선민 학생이 힘들거나 그만두고 싶었을 때는 ‘아이언맨’이 도움을 줬다. 유선민 학생은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좋아한다고 말하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하는 모습을 찾아보며 ‘나도 저렇게 해봐야지’ 생각했다. 흥미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었다”고 웃음 지었다.

아이언맨보다 더 많은 도움을 준 건 정성현 약학과 교수다. 유선민 학생은 “정성현 교수님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셨을 뿐 아니라, 진로에도 영향을 주셨다”고 언급했다.

유선민 학생은 임상가가 목표다. 단순히 약사라는 직업이 탐나는 건 아니다. 환자와 진심으로 소통하며 치료에 동참하고, 웃음을 주는 약사가 꿈이다. 이를 위해서는 실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게 유선민 학생의 생각이다. 유선민 학생은 “정성현 교수님으로부터 약에 대한 심도 깊은 교육을 받으며, 임상가의 꿈을 키웠다. 교수님께 들었던 약물학 강의는 대학생활에서 가장 재미있게 들었던 강의다”라고 밝혔다.

박은지(커뮤니케이션센터, sloweunz@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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