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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마 강의실’, 콘서트홀로 바뀌다

2018-04-13 교육

지난 4월 12일(목) 서울캠퍼스 청운관에서 ‘강의실 콘서트’가 열렸다. 이는 후마니타스칼리지와 서울시립교향악단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예술교과 ‘오케스트라의 오늘’ 강의의 일환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 7명이 강의실로 직접 찾아와 클래식 명곡, 영화음악 등 10곡을 들려주었다.

후마니타스칼리지·서울시향 공동운영 예술교과 ‘오케스트라의 오늘’
강의실 콘서트, 정기공연·리허설 감상, 공연기획 특강 등으로 구성
“오케스트라의 가장 큰 매력은 구성원들의 경청”

캠퍼스가 ‘꽃비’로 물들며 새봄의 아름다움을 뽐내던 4월 12일(목), 서울캠퍼스 청운관 507호 강의실은 학생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507호의 130개 좌석은 이미 만석,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해 곳곳에 서 있는 학생들로 강의실은 더욱 붐볐다. 모두 ‘오케스트라의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강의실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모인 것이다.

후마니타스칼리지와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오케스트라의 오늘’은 생생한 음악현장을 강의실에서 만날 수 있는 강의다. 서울시향의 정기공연과 리허설을 관람하며 음악현장의 ‘오늘’을 체험할 수 있다.

그뿐 아니다. 서울시향 단원들이 강의실로 직접 찾아와 연주하는 ‘강의실 콘서트’, 공연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공연기획 특강’ 등이 ‘오케스트라의 오늘’에 특별함을 더한다.

서울시향 단원 7명의 ‘강의실 콘서트’
‘오케스트라의 오늘’은 2016년 6월 후마니타스칼리지와 서울시향이 맺은 ‘교양강의 개설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MOU)’에서 시작됐다. 서울시향이 교육기관과 맺은 최초의 협약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번 강의실 콘서트에는 서울시향의 바이올리니스트 한지연·허상미·송혜림 단원과 비올리스트 이선주, 첼리스트 이혜재, 더블베이시스트 안동혁, 플루이스트 송연화 단원이 참여했다.

단원들은 헨델, 모차르트와 같은 고전음악부터 보로딘, 슈트라우스 2세와 같은 근현대음악, 영화 ‘쉰들러 리스트’,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 OST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가진 10곡을 들려주었다. ‘오케스트라의 오늘’의 지도교수인 조은아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곡마다 해설 및 감상 포인트를 짚어주어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강의실 콘서트를 관람한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 곡, 한 곡 끝날 때마다 큰 박수와 환호성을 건넸다. 앙코르곡까지 연주가 모두 끝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평소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고, 단원들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답변해주었다.

감상 아닌 ‘체험’, “몸으로 느낀 연주였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 곡, 한 곡 끝날 때마다 큰 박수와 환호성을 건넸다. 앙코르곡까지 연주가 모두 끝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편곡, 연주자 간 눈빛 교환의 의미, 약음기의 활용, 인상 깊은 지휘자, 곡의 표현 등 학생들은 평소 궁금했던 점을 질문했고, 단원들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자세히 답변해주었다.

이주현(언론정보학과 15학번) 학생은 “연주 감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질의응답 시간까지 마련돼 멀게만 느껴졌던 연주자들이 가깝게 느껴졌고, 감상평도 직접 전할 수 있어 좋았다”며 “연주회 관람 전 미리 곡을 듣고, 악기 배치와 악기별 특징, 지휘자의 역할까지 배우고 보니 하나하나 다르게 느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동연(경영학과 18학번) 학생은 “현장감이 살아있었고, 왜 음악회에 직접 가야 다르게 들리는지 알 수 있었다”며 “바쁜 생활 속에서 잃어버렸던 감수성을 회복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강규민(언론정보학과 13학번) 학생은 “아름다운 봄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 콘서트였고, 대학에서 수준 높은 음악을 이렇게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서 좋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향 이혜재 단원은 “강의실 같은 소규모 공간에서 공연을 한 것은 처음인데, 학생들과 같이 호흡할 수 있어서 뜻깊었고, 학생들의 호응도 높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직접 홍보 포스터를 제작하고, 이를 교내 게시판, SNS 등에 올려 강의실 콘서트를 알렸다. 사진은 학생들이 제작한 홍보 포스터.

오케스트라를 통해 사회를 이해하는 ‘오케스트라의 오늘’
조은아 교수는 “나무 악기 본연의 울림을 살갗으로 느끼고, 호흡과 시선, 몸짓을 통해 주고받는 단원들의 음악적 협업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강의실 콘서트의 의의를 밝혔다.

‘오케스트라의 오늘’은 오케스트라라는 거대하고 독특한 음악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교향곡이란 장르의 역사는 어떻게 진화됐는지를 중심으로 생생한 음악현장과 강의실을 유기적으로 엮은 강의이다. 강의실 콘서트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시향은 수강생들을 위해 연주 직전 총리허설을 공개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오케스트라로선 아주 드문 일인데, 덕분에 학생들은 무대 위에 결과물로 내놓은 음악이 아니라 과정으로 진화하는 생생한 음악적 현장을 목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향의 ‘선물’은 더 있다. 학생들은 서울시향의 R&D 프로젝트로 통하는 ‘현대음악 연주회 아르스 노바’도 감상했다. 박물관의 옛 음악이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신음악의 경향을 접한 것이다. 또한 서울시향 실무 경영진이 오케스트라의 운영과 기획, 홍보 등 오케스트라의 살림살이에 관한 깊이 있는 노하우를 전달해주기도 했다.

조은아 교수는 “오케스트라는 구성원 개개인의 개성이 살아있으면서도 하나의 조화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조직인데, 여기에선 ‘경청’이 가장 중요한 미덕”이라며 “강자의 주장뿐만 아니라 약자의 침묵마저 존중하는 이 조직의 생리는 학생들에게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귀감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케스트라의 오늘’은 매학기 개설된다.

박은지(커뮤니케이션센터, sloweunz@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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