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미래세대를 위한 탁월한 교육과 연구’
2017-12-11 교류/실천
구성원 토론회(1) 기조강연
장회익 교수 초청 ‘미래대학을 위한 새 이념의 모색’
“기계가 대신해줄 수 없는 인간의 면모 더욱 강화해야”
구성원 토론회 ‘미래세대를 위한 탁월한 교육과 연구 - 경희의 도전’이 12월 6일(수) 서울캠퍼스 청운관에서 개최됐다. 지난 11월 말, 대학의 현재와 미래를 성찰한 북토크에 이어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과 연구 역량 강화를 주제로 구성원 토론회를 개최, ‘대학다운 미래대학’을 위해 경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구성원 토론회에서 발표된 내용과 패널토론 등을 다섯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이번이 그 첫 번째다<편집자 주>.
인류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가 초래한 기후변화와 환경 위기,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기술이 상징하는 문명사적 전환 앞에 인류는 ‘진화’ 또는 ‘소멸’의 기로에 서 있다.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이 있다. 기존의 가치와 체제를 넘어서지 못한다면 인류가 공명할 것이라는 점이다. 대학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경희가 전환 문명을 예의주시하면서 교육과 연구의 탁월성 제고를 위한 도전을 시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래세대가 안고 있는 문제의식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
조인원 총장은 인사말에서 끊임없이 대학의 존재 이유를 성찰하고 대학, 나아가 인류 문명의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해온 경희의 발자취를 돌아본 뒤, 앞으로 미래세대가 안고 있는 문제의식을 풀어나가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경희는 국내 주요 사립대학과 함께 ‘제2회 미래대학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세계예술과학아카데미(WAAS), 세계대학컨소시엄(WUC), 로마 제3대학(Roma Tre)과 공동으로 로마에서 고등교육의 미래를 주제로 국제 콘퍼런스를 열었다.
지난 11월 15일 열린 ‘제2회 미래대학포럼’은 경희대를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등 10개 사립대학이 참여해 문명사적 과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대학의 책무라는 데 공감하고, 대학이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모았다. 11월 16일부터 3일간 로마에서 열린 ‘로마 콘퍼런스’에서 경희는 WAAS, WUC, 로마 제3대학 등과 함께 고등교육의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11월 17일자 ‘전환시대의 대학의 본령 -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포커스 기사 참조
▶12월 1일자 ‘로마에서 고등교육의 미래를 논하다’ 포커스 기사 참조
조인원 총장은 “미래대학포럼을 통해 경희가 그동안 고민해온 ‘대학이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대학의 본령이 무엇인가?’라는 문제의식을 타 대학 총장님들도 갖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 학생들 역시 같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로마 콘퍼런스’에 참석한 경희대 학생 23명이 고등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를 진지하게 비판한 것이다.
이어 조 총장은 “어느 시대든 청년세대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안고 있으며 현실을 비판하기 마련인데, 오늘날 마주한 시대는 그동안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문명사적 전환의 시대로 과거와는 그 변화의 양상이 사뭇 다르다”면서 “청년세대가 가진 문제의식을 교수, 대학, 사회, 정부가 함께 공유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조 총장은 “청년세대의 문제의식은 새로운 미래에 대한 도전일 수도, 두려움일 수도 있다”며 “대학과 교수는 교육과 연구를 통해 미래를 향한 학생들의 꿈과 포부를 키워줘야 한다”고 강조한 뒤, “오늘 마련된 이 자리가 청년세대가 갖고 있는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의 결과가 우리 제도와 정책,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논의의 촉발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도적 제약으로 대학 본연의 이념이 왜곡되고 있다”
구성원 토론회는 기조강연으로 시작됐다. 발표자로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를 초청했다. 장회익 교수는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통섭적 통찰을 보여주며, 생명과 자연의 본질을 깊이 성찰해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연결된 존재라는 ‘온생명(global life) 이론’을 발표했다.
이날 장회익 교수는 ‘미래대학을 위한 새 이념의 모색’을 주제로 현시점에 대학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장 교수는 한국 대학이 처한 상황을 분석했다. 제도적 제약으로 대학 본연의 이념이 왜곡되고 있다고 분석한 뒤, 대학평가로 인한 폐단을 그 예로 들었다.
그는 “대학들은 대학평가를 잘 받기 위해 교육의 본질보다 외형적 지표 높이기에 연연하고 있으며, 교수들도 교육 열정보다는 개인의 연구 업적 올리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교육 성과를 졸업생의 취업 여부로 판정하는 관행 속에서 취업에 직결되지 않은 학문분야나 교육방식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것 또한 대학 본연의 이념과는 상반되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파편화된 지식을 하나로 묶어 심도 있는 통합교육 수행해야”
그렇다면 대학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장회익 교수는 백낙청 교수의 ‘한국 대학의 이념을 찾아서’라는 글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백낙청 교수는 “우리가 선진국 대학들을 추종하려고만 한다면, 우리와 그들 사이에 놓인 여건의 차이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면서 “기존의 ‘세계적인 대학’들이 생각하지 못하던 일을 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회익 교수는 “그렇다고 해서 시대가 요구하는 전망을 도외시할 수는 없다”면서 “과감히 도전해 우리 방식의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해법을 찾기 위해 장 교수는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새로운현재, 2016)에서 슈밥이 밝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인간의 지적 능력 4가지 ‘상황맥락적 지능’, ‘정서적 지능’, ‘영감적 지능’, ‘신체적 지능’에 주목했다.
장 교수는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4가지 지능이 모두 인공지능과는 대척점에 서 있다는 것”이라면서 “인간이 시대적 특성을 닮아갈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의 특성을 살려 나감으로써 기계가 대신해줄 수 없는 인간의 면모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바로 이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당면한 우리 교육의 과제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장 교수는 “미래대학이 수행해야 할 과제는 그간 전문화를 구실로 파편화된 지식의 영역을 하나로 묶어내면서 이에 부합하는 심도 있는 통합교육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 “정신적 자세는 우리 전통 학문에서 찾아내는 동시에 구체적 소재는 심화된 현대 학문에서 찾아내 하나의 통합적 이해 체계를 구성하고, 이로부터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지도 이념을 도출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구성원 토론회(2) 구성원 설문조사 결과보고 기사는 곧 업데이트 됩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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