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지구 문학’을 향한 아프리카 문학 읽기

2017-04-07 연구/산학

범아프리카문화연구센터가 <키워드로 읽는 아프리카 소설>을 발간했다. 고인환 센터장은 비서구적 가치를 재조명해 온전한 지구 문학을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범아프리카문화연구센터, <키워드로 읽는 아프리카 소설> 발간
한국문학 연구자 시각으로 비서구 문학 21편 탐색
“왜곡된 ‘검은 대륙’을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도움 될 것”

“낯선 것을 만났을 때 호기심과 두려움은 동시에 생기는 감정이다. 불편하고 어색함을 떨쳐내고 들여다보면 익숙하고 친밀한 요소들을 찾을 수 있다. 동시에 독특한 것이 가지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낯설거나 혹은 불편한 아프리카. 많은 사람들에게 아프리카는 빈곤과 재난의 땅으로 그려진다. 이 같은 고정관념에 균열을 일으키는 한 권의 책이 발간됐다. <키워드로 읽는 아프리카 소설>이 그것이다.

이 책은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발표된 아프리카 문학작품 21편을 전통·근대·인종·여성·분쟁 등 5가지 키워드로 나눠 탐색한다. 각 작품에는 서구적 시선으로 바라봤던 아프리카의 모습이 아닌, 전혀 다르고 새로운 아프리카의 현실이 들어 있다. 익숙하고 친밀하면서도 독특한 아프리카를 만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묘미다.

“아프리카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키워드로 읽는 아프리카 소설>은 2015년 출범한 범아프리카문화연구센터(Pan-African Cultural Studies Center)의 첫 결실이기도 하다. 한국문학 연구자들의 시선으로 아프리카 문학을 분석했다는 특징이 있다. 

범아프리카문화연구센터 고인환 센터장(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은 “자본과 힘의 논리를 ‘유일한 이야기’로 여기는 사회는 위험하다”며, “이런 때일수록 아프리카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출판 계기를 밝혔다.

이어 “우리가 생각하는 세계문학은 서구 중심으로 형성된 것”이라며, “온전한 지구 문학을 구축하려면 서구 중심주의 담론이 왜곡·은폐해온 비서구적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 고 역설했다. <키워드로 읽는 아프리카 소설> 발간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고인환 센터장은 “비서구 문학 연구를 통해 한국문학 또한 풍요로워질 것”이라 덧붙였다.

이 책은 5가지 키워드를 이정표 삼아 아프리카 문학에 보다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안내해준다. 제국주의 통치를 경험한 아프리카와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나라는 닮은 점이 많다. 식민지 현실에 대한 저항의식과 독립에 대한 열망, 제국주의적 근대성에 대한 고민 등 낯설지 않은 주제를 접할 수 있다. 한편 인종과 관련된 부분은 우리의 근대문학과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준다.

범아프리카문화연구센터, 온전한 ‘지구 문학’을 꿈꾼다
고인환 센터장은 “아프리카는 수백 개의 부족으로 분열돼 분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 나라의 현실에 맞게끔 조화와 타협의 정치를 펼치고 있다”며 “아프리카를 낙후된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가 배울 점도 많고,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도 많이 제공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리카 문학에 나타난 그들 또한 더 나은 삶을 향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아프리카 문학의 보편성을 강조했다. “왜곡된 ‘검은 대륙’을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밝혔다. 

올해 안식년을 맞은 고인환 센터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위치한 케이프타운 대학(University of Cape Town)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일 년간 그곳에 머물며 연구의 깊이를 더할 계획이다.

범아프리카문화연구센터는 후마니타스교양교육연구소 산하 기관으로 2015년 ‘구미중심주의 담론을 넘어서’라는 화두로 창립 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출범했다. 비서구 문학과의 소통과 연대를 통해 온전한 세계문학의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다.

한국문학 연구자들로 구성된 범아프리카문화연구센터는 비서구 문학작품 독해, 문학이론 번역 세미나, 아프리카 관련 자료 읽기 등 연구 성과를 축적해왔다.

2016
년에는 한··일의 아프리카 문학 연구자를 초청해 국제학술대회를 주최했고, 가나의 저명한 시인이자 문학 연구자인 코피 아니도호를 초청해 강연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 한국연구재단에서 추진하는 일반공동연구지원사업에 선정돼 한국 근대문학의 아프리카 수용과 문화접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향후 <키워드로 읽는 아프리카 소설 2>, 자료집, 번역서 등을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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