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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학총장회(IAUP) 창립 50주년 기념식 (2) 기조연설

2015-06-10 교류/실천

조인원 총장, ‘1965, 그 회상의 미래’ 주제로 기조연설
“‘지구적 집단지성’의 용기와 도전 함께 할 때, 또 다른 미래 말할 수 있을 것”

경희대학교가 5월 23일부터 24일까지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열린 ‘세계대학총장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University Presidents, IAUP)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공동 주최했다. 세계대학총장회는 세계 각국의 대학 총장들 간의 상호협조를 통해 학술문화 향상과 교류, 평화로운 세계를 구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1965년 6월 29일 창립됐다. 올해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 50년을 회고하고 앞으로 다가올 50년의 고등교육을 조망하기 위해 ‘2065년의 고등교육(Higher Education in 2065)’을 주제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조인원 총장은 ‘1965, 그 회상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조영식 박사, “권력투쟁에 경도된 정치에서 벗어나, 문화세계 건설해야”
조인원 총장은 50년 전 세계대학총장회 창립 당시를 회상하며 “1965, 그 회상의 미래”라는 제하의 기조연설을 시작했다. “반세기 전 ‘고등교육의 미래를 위해 대학은 무엇을 공유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해 세계 지성이 모였다”고 설명한 조 총장은, “세계대학총장회 설립자들의 기조연설을 담은 자료집을 보면, 처한 환경과 문화는 달랐지만, 대학의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소신은 같다”면서 그 내용을 소개했다.   

세계대학총장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학 피터 삼마르티노 총장은 “향후 5년 안에 지난 200년간 설립된 대학 수만큼 새로운 대학이 설립될 것”이라며 “전통과 신흥의 새로운 모험이 공존하는 시대, 그 시대에 진정한 대학의 목적을 함께 탐색하는 일은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필리핀국립대학 카를로스 로물로 총장은 ‘사회 수요에 편향된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문명사회를 이끌 ‘계몽 의식’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라이베리아국립대학 로슈포르테 윅스 총장은 책임 있는 시민교육, 푸에르토리코국립대학 하이메 베니테즈 총장은 폭력과 전쟁에 맞서 인류의 새 희망을 구하는 고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희학원 설립자 미원(美源) 조영식 박사는 “고등교육의 궁극 목표는 이 시대가 요청하는 평화와 복리 증진”이라며 “이를 위해 권력에 경도된 정치에서 벗어나, 교류협력을 통해 굶주림과 빈곤, 갈등과 대립을 넘어서는 문화세계를 건설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놀드 토인비, “지구적 문제 해결 위해 대학인이 나서야 한다”

특히 조인원 총장은, 1965년 세계대학총장회 창립 총회에서 발표된 세계적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의 기조연설에 주목했다. 당시는 우주시대를 여는 등 인류의 과학기술이 큰 발전을 이룬 반면, 무기의 첨단화와 냉전의 위협, 급격한 산업팽창이 빚어낸 자원 고갈과 환경오염, 문명 소외 지역의 가난과 굶주림 등 지구적 문제도 안고 있었다. 토인비는 기조연설에서 “선악 판단 없는 과학기술은 인류를 ‘구원과 파멸’의 기로에 서게 한다”고 말한 뒤, “우리가 인간적 감성과 선린(善隣)의 인간관계를 고양하지 못한다면, 기술은 구원보다는 파괴를 부를 것”이라며 “세상 정치가 해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대학인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인원 총장은 “문명의 인간적 미래를 열어가는 일, 이를 위해 지구의식을 고양하는 일은 토인비의 자기과업임과 동시에, 고등교육의 길을 번민하던 세계대학총장회 참가자의 시대적 소명이었다”고 말했다.



“열린 미래 찾아 나서기 위한 실천 의지 다음 세대로 이어가야”
이어서 조인원 총장은 “세계대학총장회가 설립된 지 반세기가 흐르는 동안 과학기술은 더욱 진보하고, 인류는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으나, 여전히 인류사적 난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래대학리포트>를 소개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안고 있는 번민도 소개했다. <미래대학리포트> 설문과 토론, 함께 상상하기 등을 통해 경희대 학생들은 자신이 지켜야 할 최우선 가치로 자유, 평등, 공동체보다 개인적 행복을 꼽았다. 대학의 존재이유에 관해선 진리탐구, 전공지식과 같은 전통적 가치를 제치고 자아실현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인류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는 절대다수가 50년 후에는 폭력과 전쟁, 기후변화, 양극화 현상이 더욱더 심각한 양상을 띨 것으로 내다봤다. 조 총장은 “이 결과는 경희의 사례이기 때문에 일반화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한 대학 사례에서도 현대사회의 무게를 떠안고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번민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조 총장은 50년 전 토인비가 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인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반세기가 흐르는 동안에도 해결되지 않은 인류사적 난제, 젊은이들의 번민 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의 실천 활동을 촉구했다. “현대문명의 성취와 함께 인간의 인간적 가치, 그 열린 미래를 찾아 나서기 위한 꿈과 열정, 실천 의지를 다음 세대로 이어가야 한다”고 전한 뒤, 역사변동의 중심축인 “‘지구적 집단지성’의 용기와 도전이 함께 할 때, 반복되는 역사의 또 다른 미래를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식 후, 세계대학총장회 창립을 이끈 경희학원 설립자 미원(美源) 조영식 박사와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학 피터 삼마르티노 총장, 필리핀국립대학 카를로스 로물로 총장, 라이베리아국립대학 로슈포르테 윅스 총장, 푸에토리코국립대학 하이메 베니테즈 총장을 기리는 기념식수 행사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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