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후마니타스칼리지 독립연구 결과물, 우수 저널리즘으로 인정받아
2023-05-04 교육
조예진·김흥수 학생, 독립연구 통해 캐나다 ‘The Globe and Mail’에 기사 게재
한국 노인 빈곤 주제로 작성한 기사, 학생 보도 분야 우수 헬스케어 저널리즘 수상
조예진 학생(국제학과 19학번)과 김흥수 학생(미디어학과 20학번)이 헬스케어 저널리스트 협회에서 주관하는 학생 보도 분야(2022 Awards for Excellence in Health Care Journalism)에서 우수 헬스케어 저널리즘 상을 받았다. 작성한 기사는 캐나다의 저명 언론 ‘The Globe and Mail’에 게재됐고, 2022 캐나다 저널리스트 협회 학생 우수상 후보자로 등록돼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학생들은 “1년간 고생했던 순간이 빛을 발하는 기분이다. 수상을 기점으로 노인 빈곤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이 있길 바란다”는 소감을 남겼다. 지도교수인 유소영(Cynthia SohYoung Yoo) 교수는 “훌륭한 성과를 거둔 학생들을 축하하며, 저널리즘과 스토리텔링 기술에 귀중한 경험을 얻은 만큼 앞으로의 학업과 진로에 도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독립연구 과목으로 GRP 프로그램 참여
이번 성과는 후마니타스칼리지의 독립연구 과목을 통해 이룰 수 있었다. ‘독립연구’는 학생 자발적으로 기존 전공·교양 강좌가 포괄하지 못하는 분야를 선정해 커리큘럼을 설계하고, 교수 지도하에 독자적으로 학습을 진행하는 과목이다. 대학 교양교육을 획기적으로 쇄신해온 후마니타스칼리지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독립연구 과목으로 Global Reporting Program(이하 GRP)에 참여했다. GRP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저널리즘 대학원 프로그램으로 차세대 글로벌 저널리스트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 세계 여러 대학의 학생이 모여 선택한 주제를 1년 동안 탐사하는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조예진, 김흥수 학생이 한국 대학 최초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GRP 프로그램 참여는 후마니타스칼리지 유소영 교수의 권유에서 비롯됐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저널리즘 대학원을 졸업한 유소영 교수는 당시 주임 교수이자, GRP 프로그램 운영을 맡은 피터 클라인(Peter Klein) 교수로부터 GRP 프로그램 참여를 요청받았다. 유소영 교수는 “GRP 저널리즘 프로그램은 전 세계 저널리즘 전문가와 학생이 협력해 탐사 저널리즘 추구할 기회”라며 “참여 학생은 주요 신문사와 협력해 작품까지 출판할 좋은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유소영 교수는 2021-2022 GRP 프로그램에 대한 공개 지원 절차를 진행했고, 그 결과 조예진, 김흥수 학생이 프로젝트에 선발됐다. 두 학생 모두 여러 나라 학생과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진행할 좋은 기회로 생각해 독립연구 진행과 프로젝트 참여를 결정했다.
세계 각지 학생과 토의해 주제 선정
당시 GRP 프로젝트의 주제는 ‘고령화’였다. 학생들은 고령화라는 큰 주제에 맞춰 개별적인 세부 주제를 선정해야 했다. 주제 선정을 위해 세계 각지의 참여 학생들과의 토의가 선행됐다. 다양한 국적의 학생과의 토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조예진 학생은 “같은 주제여도 나라별로 직면한 이슈가 다르다는 사실을 배웠다. 일례로 북유럽 국가는 한국의 노인 빈곤 이슈를 공감하지 못했지만, 노인 간병, 의료 전반 등에 대해 한국과 차이점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흥수 학생은 “토론을 대하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 사소한 내용도 넘어가지 않고 여러 질문을 던지며 논의를 이어갈 수 있었다. 심지어 하나의 통계로 30분 이상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유소영 교수는 “경희대에서 진행한 강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한국 학생은 일반적으로 토론과 논쟁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다. 소수의 학생만이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 수동적 교육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GRP와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토론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띤 토의 끝에 참여국별 4개의 세부 주제가 정해졌다. 조예진, 김흥수 학생은 한국의 노인 빈곤을 세부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국은 2018년 기준 노인 빈곤율이 43.4%를 기록했다. 이는 OECD 평균 3배로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학생들은 이 점에 주목해 노인 빈곤 현상과 원인을 조사, 분석했다. 김흥수 학생은 “한국의 노인 빈곤 문제가 개인의 불성실이나 게으름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가 있음을 알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금제도, 늘어난 평균 수명, 가족 형태 변화, 정치권의 무관심 등 다양한 요인이 노인 빈곤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사실을 기사에 담았다.
데이터에 기반한 현장 취재 진행
데이터를 다루는 것 외에도 현장 취재도 병행했다. 조예진 학생은 “폐지 노인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의 노인들이 폐지를 줍게 되기까지의 사회적 배경과 이유를 담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대상을 섭외하기 위해 이른 새벽에 고물상을 방문하기도 했다. 조예진 학생은 “이른 새벽 고물상에 나와계시는 어르신을 섭외하기 위해 방문한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섭외까지 거절의 연속이었지만, 한 할머니가 호탕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셨을 때 감동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학생들은 새벽 4시부터 오전 9시까지 동행하며 폐지 줍는 일을 도왔다. 관계를 쌓았고, 이를 통해 기사에 필요한 정보도 담을 수 있었다. 김흥수 학생은 “취재를 진행하며 안타까움이 제일 크게 느껴졌다. 어린 나이부터 성실히 일하고, 부지런히 자식을 키웠지만, 생계를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늦은 나이까지 고된 노동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녀 혹은 국가의 지원이 없는지 물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자식에게 부담을 주기 싫고, 나라에서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냐는 회의적 반응이었다. 김흥수 학생은 “취재를 통해 어르신들의 속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독립연구는 학생 스스로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
유소영 교수는 활동 전반을 돌아보며 “학생들이 뉴스 취재와 보도와 같이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경험을 쌓았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현대 저널리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이슈도 배울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유 교수는 “학생과 작업하며 실질적인 문제에 집중하는 한편 질문지 구성 방법, 취재원 섭외, 인터뷰와 데이터를 조합하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강조해서 설명했다”고 지도 방향성을 밝혔다.
학생들은 독립연구 수강을 통해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독립연구 수강을 추천했다. 김흥수 학생은 “독립연구 수업은 학생 주체적으로 학문 분야를 정해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가치 있다. 교수자 일방의 지식 전달이 아닌 학생과 함께 소통하며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조예진 학생도 “개인적으로 평소에 관심 있던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다. 이처럼 독립연구는 학생 스스로 관심 학문 분야를 탐구하며 자율성과 자발성을 느낄 수 있어 수강해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유소영 교수 제공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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