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관광원 박상원 교수가 국제관광정보과학기술연합(International Federation for IT and Travel & Tourism)이 개최하는 ‘ENTER22’에서 ‘올해의 논문상(IFITT Journal Paper of the Year Award)’을 수상했다. 이 상은 게재 학술지에 상관 없이 관련 분야의 모든 논문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상이다.

스마트관광원 박상원 교수, IFITT ENTER22 올해의 논문상 수상
외국인 관광객의 모바일 빅데이터 활용한 목적지 네트워크 특성화 연구

국제관광정보과학기술연합(International Federation for IT and Travel & Tourism, IFITT)은 관광과 정보기술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망라하는 학술 단체이다. 1994년부터 학적 발전을 위해 ‘ENTER’라는 이름의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관련 분야의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가 발표된다. 이 학술대회에서는 여러 분야의 수상도 진행한다. 이중 ‘올해의 논문상(IFITT Journal Paper of the Year Award)’은 게재 학술지에 상관없이 모든 관광 관련 논문을 평가한다. 스마트관광원 박상원 교수는 이 학술대회에서 꾸준하게 주목받는 학자로 올해의 논문상을 6번 수상했다. 올해 초 중국 난카이에서 온라인으로 개최된 ‘ENTER22’에서도 이 상을 수상했다. 박 교수를 만나 수상 소감과 연구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박상원 교수는 2021년 2월 <Tourism Management>(IF=10.967)에 게재했던 ‘해외 관광객의 목적지 네트워크 특성화-모바일 데이터셋 활용 연구(Characterizing destination networks through mobility traces of international tourists - A case study using a nationwide mobile positioning dataset)’라는 논문으로 수상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모바일 위치 데이터를 네트워크 과학기반 머신러닝을 활용해 분석한 연구였다.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관광지와 이들 간의 경향성을 찾았다. 연구에는 복잡계 이론(Complex System)을 적용했다.

박상원 교수는 관광지 간의 수익 불균형 해소를 위해 연구를 수행했다. 사진은 관광객의 방문지역을 나타낸 그림으로 노드의 크기가 클수록 관광지의 매력도가 높다. 관광지 네트워크 형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관광지 간의 수익 불균형 해소 위해 연구 시작
연구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시작했다. 박상원 교수는 “관광지 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연구였다”라고 연구의 목적을 밝혔다. 전 세계에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지역이 한정적인데,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다른 지역을 방문하게 만들 방법을 찾고 싶었다. 다양한 지역이 관광객을 받아들여 수익을 내고 이것이 국가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박상원 교수는 지난 2017년에서 2020년 사이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현황을 분석하고 시사점도 도출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지 순위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면, 로그 함수를 따르고 있었다. 이는 소수의 관광지가 관광객 대부분을 독차지한다는 의미이다. 서울·부산·제주가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관광객의 이동을 하나의 큰 네트워크로 생각해 네트워크의 허브가 되는 지역이 도출됐다. 관광객의 이동에는 경향성이 있었고 이를 반영하듯 큰 네트워크와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었다. 네트워크 허브가 되는 지역은 관광객이 이 지역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향성이 보였다.

네트워크 경향성은 ‘협업’의 가능성을 나타낸다. 경향성이 있는 관광지 간의 협업으로 그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관광객의 국적에 따라서도 관광지 선택의 경향성이 나타났다. 지자체는 목표 관광객 국가를 선정하고, 경향성이 있는 인접한 관광지와 공동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관광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 관광지는 네트워크 허브와 연결해서 관광지로서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도 있다.

네트워크 경향성 고려해 교통망 설계, 사회적 비용 줄일 수 있어
박상원 교수는 연구에서 복잡계 이론을 접목했다. 이 이론은 시스템의 집합적 행동을 일으키는 메커니즘과 시스템이 환경과 상호 작용하며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비선형성이 특징인데 개별 요소의 행동을 일률적으로 판단해 결과를 도출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박상원 교수는 “복잡계 이론으로는 관광객 개개인의 세밀한 패턴을 제안하긴 어렵다. 하지만 250개 시군구로 이뤄진 대한민국을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이해했을 때, 시군구 사이 관광객의 다양한 이동 흐름을 파악하고 네트워크 구조패턴을 파악하는데 도움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외의 구분을 막론하고 관광지 선택의 중요 요소는 ‘교통’이다. 이 연구에서도 그 경향성을 확인했다. 박상원 교수는 “우리가 파악한 관광객의 이동 동선은 KTX의 노선도와 아주 흡사하다”라고 밝혔다. 이동의 효율성이 관광객을 불러오는 요소인데, 연구에서 도출된 네트워크 허브를 서로 연결하면 지금보다 효율적인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 지역의 교통망을 구성하며 연결할 지역을 선정할 때 이런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공항을 짓는다면 네트워크 허브인 지역을 선정하고 다른 지역과의 교통망을 연결하면 된다.

빅데이터 분석은 박상원 교수가 연구하는 관광학에서도 주목하는 분야이다. 전통적인 방법은 설문인데, 이 방법에서는 응답자의 경험과 느낌을 알 수 있다. 데이터는 행동을 볼 수 있다. 위치와 카드 사용 데이터를 활용하면 관광객이 한 지역에 머무른 시각과 방문한 음식점 등을 도출할 수 있다. 관광객의 숙박 장소와 이들이 건물 외부에서 이동한 동선과 시간 등을 통해 관광지 상품을 만들거나 관광지를 디자인할 수도 있다. 박상원 교수는 “한국은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정말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통신데이터가 정확해 분석 결과도 다른 국가에 비해서 정확하다”라고 말했다.

박상원 교수는 ‘한국 관광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 전 세계 국가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하는데, 경희의 구성원과 인프라가 그의 목표에 큰 힘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대비하며 코로나 전후 분석 연구 수행 중
보수적 관점에서는 데이터를 나이대와 성별 등으로 구분한다. 경향성을 도출하며 20대, 30대, 남성, 여성 등으로 결과를 나누는데, 최근에는 이런 요소 대신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다. 정해진 기준으로 데이터를 나누지 않고 추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간과 공간의 패턴을 분석한다. 딥러닝의 효율성은 여기서 나타난다. OTT 서비스에서 시청자의 시청 기록을 통해 선호할만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관광지만이 아니라 관광객이 선호할 관광명소, 음식점 등을 추천하는 관광추천시스템에 이런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제주도에서 곧 선보일 관광앱에도 이런 기능이 포함됐는데, 박상원 교수가 관광지 추천 시스템에 참여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관광 산업에 큰 영향을 끼쳤다. 전염병 발생 초기에는 관광이 제한됐고, 해외 관광객의 발길이 줄었다. 박상원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전후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박상원 교수는 “유명한 관광지와 맛집을 찾는 경향은 같다. 하지만 이전보다 먼 거리를 이동하는 관광이 줄었고, 방문지역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해변이나 산림 같은 실외의 경향이 많이 나타났다”라고 분석했다. 관광지를 방문해도 다른 사람들과 적게 마주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경향도 새롭다. 이런 결과도 모바일과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통해 도출했다.

박상원 교수는 코로나 이후 관광의 특성을 크게 두 가지로 요약했다. 첫 번째는 ‘즉각적 정보에의 수요’이다. 감염병을 예로 들면 ‘현재 내가 방문한 지역의 확진자 수’와 같은 정보를 즉각 확인하는 식이다. 위생과 안전에 관한 정보들로 비대면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의 종류와 같은 식이다. 또 다른 변화는 ‘기술의 활용’이다. 서비스 로봇의 활성화와 간접적인 관광이 그 예인데, 키오스크 사용이나 메타버스를 통한 관광을 예로 들 수 있다.

“전 세계가 부러워할 한국의 관광 시스템 구축 자신있어”
박상원 교수는 2020학년도에 경희대에 임용으로 20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영국과 홍콩에서 교수로 재직하다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다. 그 목표는 ‘한국 관광 산업의 시스템 구축’이다.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던 관광을 다른 국가가 벤치마킹할 수준까지 높이고 싶었다. 박상원 교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강했는데, 강의를 통해 만나는 학생들이 그 자신감의 원동력으로 보였다. 박상원 교수는 “해외에서도 운 좋게 훌륭한 대학에서 근무했는데, 경희대 학생들은 그곳의 학생들보다 더 재능이 많다. 이는 교수에게 큰 행복이다”라며 “국제적으로도 탁월하다. 학생들이 말하는 내용을 흡수하는 것이 느껴진다. 즐겁게 강의한다”라고 말했다.

전 지구적 문제의 해결은 경희가 추구하는 교육 목표 중 하나이다. 박상원 교수도 경희에 와서 새로운 관심사가 생겼다. ‘기후변화’가 그것인데, 이는 관광 분야에서도 뜨거운 감자이다. 기후를 바탕으로 한 관광의 콘텐츠가 바뀌고 있다. 스키 산업이 중요한 관광 자원이던 알프스에 눈이 없어져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다. 박상원 교수는 “기후변화로 관광을 주요 수익으로 하던 마을이 없어지는 일도 발생한다. 사회적 타격이 큰데, 관광은 그 자체로 탄소를 많이 배출한다”라며 “다른 지역을 방문하는 일은 인간의 본성이다. 새로움을 탐구하고 이동하고 싶은 습성 때문인데, 학문적으로는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고 혼잡도를 줄이는 방식의 관광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한국 관광 산업의 시스템 형성이라는 박상원 교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적 변화와 함께하는 동료 및 제자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복잡계 이론을 활용한 그의 연구처럼 결과 도출에는 고려할 사항이 많다. 하지만 박상원 교수는 “좋은 학생과 좋은 환경, 그리고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경희라는 환경을 만났고 그 안에서 좋은 인연이 생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가 부러워할 한국 관광의 시스템을 만들어 보겠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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