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시각디자인학과, 국립익산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의 얼굴을 그리다
2022-02-23 교류/실천
박상희 교수 연구팀, 국립익산박물관 어린이박물관 MI·캐릭터 개발
“산학협력의 성패는 ‘소통’에 달려”
박상희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연구팀이 국립익산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의 MI(Museum Identity) 및 캐릭터 디자인을 개발했다. 익산은 삼국시대 백제 문화의 정수가 담겨있는 고도(古都) 중 하나다. 익산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하는 국립익산박물관 산하 어린이박물관이 지난 1월 11일(화) 개관했다. 박상희 교수 연구팀은 ICT 기술을 활용해 익산과 어린이박물관의 정체성을 강화한 MI와 캐릭터를 만들었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박상희 교수는 “2020년 10월부터 올해 1월 개관까지 1년 3개월이 소요됐다. 스타트업, 대기업, 정부 등 다양한 기관에서 근무했지만, 박물관에 MI·캐릭터를 디자인해 적용한 경험은 20년 만에 처음이라 감회가 새롭다”는 소감을 밝혔다. 학생이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고, 결과물을 도출해 한층 뜻깊다. MI 개발에 참여한 박재현(시각디자인학과 17학번) 학생은 “디자인한 결과물이 실제 박물관에 적용되는 만큼 질적인 완성도가 가장 큰 걱정이었다. 교수님을 비롯한 연구팀의 도움으로 프로젝트를 마칠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조형물 개발을 맡은 이서율(시각정보디자인학과 석사2기) 학생은 “직접 디자인한 결과물이 실제로 구현되는 장면을 보고 감격스러웠다. 익산 최초의 어린이박물관 개관 작업에 참여할 기회를 받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픽셀’ 이용해 어린이박물관만의 고유한 정체성 강화
연구팀은 프로젝트의 주요 쟁점을 △익산시 및 국립익산박물관 브랜드 강화 △어린이박물관 차별화 전략 수립 △ICT 기반 체험형 박물관 조성으로 구분했다. 박상희 교수는 “쟁점 실현을 위해 익산의 문화 자산을 주제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친근하고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MI는 어린이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시각화하는 ‘픽셀’을 비주얼 콘셉트로 활용했다. 박상희 교수는 “픽셀은 디지털에서 활용하는 최소 단위로 무한한 가능성과 새로움 그리고 연결성을 갖는다”며 “ICT 기술을 활용한 어린이박물관이라는 특징은 다른 어린이박물관과는 차별화된 고유의 정체성이다. 이 정체성이 MI에 직관적으로 전달되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익산의 대표 문화유산인 ‘미륵사지 석탑’의 외형적 특징을 응용해 로고와 심볼을 디자인했다. 연구팀은 심볼에 ‘어린이와 박물관이 함께 무한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연결의 문’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개발한 MI는 개관 후 관람객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박상희 교수는 “심벌마크를 활용한 조형물도 개발했다. 주 고객층인 어린이들이 직접 조형물을 만지고 앉는 등 체험할 수 있게 설계했다. 이를 통해 박물관이 학습 공간이 아닌 체험 공간으로 인식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우아하고 섬세한 백제 문화 담은 캐릭터, 이모티콘 제작 30분 만에 소진
연구팀이 개발한 캐릭터도 관람객으로부터 애정 어린 눈길을 받고 있다. 백제의 기와 전문 기술자와 불탑 주조 기술자가 모티브인 ‘와박사’와 ‘노반박사’가 주인공이다. 각 캐릭터는 우아하고 섬세한 백제 문화를 어린이에게 전달한다. 연구팀은 유물을 단순히 캐릭터화하는데 국한하지 않고 역사에 담긴 요소를 덧입혀 어린이가 상상할 공간을 마련했다. 캐릭터 외형은 대중적 귀여움과 유물의 중후함을 나타낼 수 있도록 안배했다. 박상희 교수는 “딱딱한 형태의 지식 전달이 아닌 어린이와 캐릭터가 함께 놀이하며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개발 방향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는 어린이 학습용 콘텐츠와 연계해 활용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홈페이지, 홍보 포스터 등 다방면으로 사용된다. 박상희 교수는 “캐릭터는 고객 접점 요소에 두루 활용될 수 있다. 관람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례로 개관 기념 이모티콘을 제작해 배포했는데 배포 30분 만에 준비한 수량이 소진된 즐거운 기억도 있다”고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나’의 만족보단 타인의 관점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프로젝트를 발주한 박물관과 관람객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받은 결과물이지만 개발과정에 어려움도 겪었다. 박재현 학생은 “처음 생각과 달리 석탑 형태를 픽셀로 구현하는 작업이 어려웠다. 1mm 위치 차이가 가독성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배웠다. 최선의 형태를 구현하기까지 정말 많은 연구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서율 학생은 “조형물을 개발할 때 고려할 사항이 정말 많았다. 박물관 경관과 유물 그리고 조형물이 조화를 이뤄야 했고, 어린이가 안전하도록 디자인해야 했다. 스케치한 디자인이 어떻게 구현될지 걱정도 컸다”고 털어놨다.
학생들은 개발과정에 생각지 못한 착오를 겪었지만, 프로젝트로 한층 성장했다며 입을 모았다. 박재현 학생은 “사용자의 관점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워 큰 도움이 됐다. 프로젝트 이전에는 ‘나’의 만족감에 중점을 뒀는데, 타인 관점으로 고민하고 그에 맞는 결과물을 도출해야 함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서율 학생은 “하나의 팀으로 구성돼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맡은 부분의 책임감과 부담감이 컸다. 하지만 어려움에 봉착할 때마다 교수님의 지도와 조언으로 한 단계씩 나아갈 수 있었다. 프로젝트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배웠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산학협력으로 시각디자인학과의 강점을 널리 알릴 것”
박상희 교수는 여러 기관과 산학협력을 진행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는 산학협력의 성패를 가를 요소로 ‘소통’을 꼽았다. 박상희 교수는 “많은 기관은 산학협력 과정에서 발주 기관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발주 기관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언어를 이해해야 원하는 조건, 방향성을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 역시 책임자로서 연구원이 고객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학생들이 고객의 요구에 맞춰 디자인하는 과정을 ‘사회화’라고 생각한다. 학생이 산학협력에서 배워갈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박상희 교수는 “시각디자인학과에 기업, 지자체를 비롯해 많은 실무 경험을 가진 교수님들이 포진해 있다. 일반 기업체와 견줄 정도의 결과물을 도출해낼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라며 “올해도에도 한국 수자원 공사, 제주도 등 여러 기관과 산학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꾸준히 노력해 많은 기관에 시각디자인학과의 강점을 알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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